나의 인생 장르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에세이란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작가의 개성이나 인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유머, 위트, 기지가 들어있다고.
내 인생의 장르도 에세이와 닮아있기를 바란다. 일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고유한 나만의 삶이 되기를 말이다. 지금 계속해서 나만의 글을 쓰는 것도 나의 인생을 에세이로 풀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나를 나타내는 키워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직업적인 면에서는 재무, 회계, NGO 등이 있고, 직업 외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독서, 글쓰기, 걷기, 필사, 스트레칭 등이 있다. 그 외 성향을 살펴본다면 내향적, 예민함, 개인주의자, 자유, 불안, 성장, 자기성찰 등이 있다.
나의 장르는 크게 보자면 에세이고, 에세이 중에서도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의 다양한 정서가 담긴 인생이면 좋겠다.
최근에 친구와 좋아하는 영화 장르를 서로 물어본 적이 있다. 나의 대답은 로코였다. 원래 인생이라는 게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것처럼, 남이 하는 연애를 관람하듯 지켜보는 것은 감정 소모가 덜해 큰 부담이 없다(반면에 나의 연애는 지나치게 감정을 몰입하기 때문에 쓰기도, 달기도 하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어바웃 타임의 장르는 로맨스와 코미디, 두 번째로 좋아하는 영화인 라라랜드의 장르는 드라마다. 나는 이 두 영화의 느낌을 잘 살린 인생을 만들고 싶다. 흔한 듯하지만 뻔하지 않고, 공감은 되지만 그 뿌리는 다른 나만의 이야기 말이다.
15년 차 에세이 편집자인 이연실 편집장은 <에세이 만드는 법>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한다.
에세이는 흔히 '잡문'이라고 불리곤 한다. 처음에는 나의 장르를 '잡문'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을 보면 모멸감이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정여울 작가님이 네이버 오디오 클립 '월간 정여울'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
타인이 에세이를 '잡문'이라 부를 때는 이 장르를 가볍게 보는 편견이 들어 있을 것이나, 스스로 나의 장르를 '잡문'이라 말할 때 그것은 자기 비하도, 겸손도 아닌 단단한 자신감이 된다고.
'잡스럽다'는 것은 반듯하게 그어진 경계나 선 따위는 가볍게 뛰어넘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고.
문학동네 편집팀장인 그녀는 "에세이는 한 사람의 결과 바닥을 그대로 드러내는 적나라하고도 무서운 장르"라고도 말한다.
아직 브런치에 다 담지는 못했지만, 매일 한 편의 글을 쓰는 생활이 이제 1년이 다 되어간다. 어떤 날의 글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또 어떤 날의 글은 써 내려가며 내내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나도 몰랐던 나만의 잡문들을 한 편의 책으로 엮는 것 같았다. 경계와 기준이 없는 자유로운 나만의 이야기 말이다.
앞으로 나의 인생은 어떤 이야기를 계속해서 풀어나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