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만큼 썼으니까, 나는 진짜 팬이야

소속감과 도파민이 소비행위를 강화시킵니다.

by 강연이
도대체 저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 재밌을까?

아이돌 팬이 되면, 정체성이 생깁니다.

“그를 좋아하는 나” = “특별한 집단의 일부인 나”

로 연결되죠.

그런데 팬이 많아질수록 자신이 무명의 팬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소수만 공유하는 비밀스러운 친목이

“진짜 팬”, “내가 더 가까워”라는 심리적 우월감으로 작동합니다.


현실에서 친밀한 관계가 부족할수록

온라인 커뮤니티의 감정 교류가 대체 관계처럼 작용합니다.

팬들끼리 DM, 소모임, 정보 교환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소속감과 인정’을 채우는 구조예요.

그래서 행사나 콘서트, 팬미팅 같은 자리에서

꾸미고, 사진 찍히고, 친구들과 몰입하는 순간

‘현실에서의 나’가 아니라 ‘팬덤 속의 나’로 존재하게 돼요.

이건 자기확인의 의식처럼 작동해요 —

“나는 그래도 이 공간 안에서는 중요한 사람이다.”

문제는 그 관계가 감정적으로 밀착되기 때문에,

사소한 오해나 경쟁이 생기면 금방 배신·질투·편가르기로 변한다는 점이에요.


아이돌은 완벽하고 안전한 대상이에요.

현실 인간처럼 실망시키지 않고,

팬이 투사한 ‘이상적 존재’를 유지해 줍니다.


그래서 현실 불안·자존감 결핍을 보상하기 위한 판타지적 관계로 집단이 형성되죠.

그들에게는 그 안의 소통이 ‘재밌는 놀이’예요.

질투·동맹·비밀·정보 공유 같은 게 감정 자극을 주거든요.


현실에서는 감정을 크게 표현하기 어려운데,

팬덤에서는 그런 감정극이 허용되고 보상받아요.

“누구랑 싸웠다”, “누구랑 친해졌다”

자체가 서사로 기능해요.


게다가,

이 관계는 긴장–보상–소속감의 순환 구조라서

끊기 어려워요.

정보 싸움, 내부 갈등, 다시 화해

이런 감정 롤러코스터가

일종의 도파민 사이클을 만들어 중독처럼 굴러갑니다.


결국 단순한 인간관계가 아니라

인정욕구 + 결속감 + 대리정체성 + 경쟁심리가 얽힌 복합 현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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