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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의 탈을 쓴 SF영화

디스트릭트 9, District 9, 2009

by 박연

영화는 보통 극적인 서사를 표현하기 위해 시나리오, 촬영, 연출, 편집, 연기 등을 재구성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다큐 영화가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관객이 인식하는 영화의 장르 폭이 넓어지고 있다.


주인공(배우)의 연기를 감독이 디렉팅 하는 형식의 영화에서, 주인공(실제 인물)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찍는 다큐 형식의 영화가 등장했다.


<디스트릭트 9>은 다큐의 탈을 쓴 영화이다.

주인공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찍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연기이며, 실제 일어나는 일 같지만 허구이다.

이러한 형식은 영화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허나 SF 장르가 다큐의 탈을 쓴다 해도 관객들은 그것을 진짜라고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감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부딪힌다.

주인공 '비커스'에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러한 문제를 리얼하게 보여준다.

이 상황에 몰입할지 말지는 관객의 몫이다.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지극히 영화적인 형식을 따르지만, 연출 방식은 다큐의 형식을 따르므로 특이하면서도 개성적인 감독의 연출 방식이 드러난다. 이러한 방식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외계인과 인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외계인과 인간과의 갈등이 있지 않다.(최소한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외계인과 인간의 갈등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외계인은 이 영화에서 동물 같은 취급을 받는 최하위 신분으로 나온다. 현실에서 격리되거나 천대받는 신분의 사람들을 외계인을 통해 투영하고 있다.

이것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이 영화의 주제와 일맥상통한다.


이 영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분명 다시 보고 싶고 생각나는 영화가 될 것이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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