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

부제: 누군가의 하루가 나로 인해 조금 따뜻해진다면.

by YEON WOO

“힘들지 않아요?”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주변 사람들은 종종 물었다.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왜 여전히 치매 어르신 곁에 있는지를.

나도 사람인지라 지칠 때가 많다.

동일한 질문을 열 번, 스무 번 대답하고

감정 표현 없는 얼굴을 바라볼 때

내 마음도 무뎌질 때가 있다.

하지만 꼭 그런 날,

어르신이 내 손을 꼭 잡고 말한다.

“고마워요. 여기서 당신만 알아봐요.”

그 한마디에

무너질 듯했던 마음이 다시 일어난다.


이 일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하루의 전부가 되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나로 인해 하루가 덜 외롭고

덜 무서웠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믿는다.

돌봄은 어쩌면‘나’를 잊는 일이 아니라,

진짜‘나’를 마주하는 일이다.

누군가를 돌보다 보면 오히려 내가 위로받고,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이 길 위에 선다.

누군가의 하루를 함께 살아내기 위해,

누군가의 침묵을 함께 견디기 위해,

나는 말없이 마음을 다잡는다.


이 길은

화려하지도, 눈에 띄지도 않지만

그 안에는

가장 깊은 인간다움이 흐르고 있다.

작은 손길 하나,

느린 걸음 하나,

흘러가는 눈빛 하나에도

나는 마음을 담는다.


돌봄은

그저 하는 일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다.

존재를 향한 존중,

사람을 향한 사랑,

그 모든 것이

내 발걸음을 이 길 위에 머물게 한다.


그리고 나는 안다.

조용히 선 이 자리에서

누군가의 삶이

조금 더 따뜻해지고 있다는 것을.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오늘을 살아갈 이유를 얻는다.

단단히,

그리고 사람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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