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언젠가 내 손도 누군가에게 따뜻하길’

부제 : 내가 받은 따뜻함을 다시 건네기 위하여.

by YEON WOO

돌봄의 현장에서 내 손을 잡아주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그 손은 거칠고 마르지만 어쩐지 가장 따뜻하다.

나는 생각한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따뜻한 손이 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이마를 쓸어주고 손을 꼭 잡아주는 그 순간.

작은 스킨십 하나에 마음이 전해진다.


돌봄이란 결국

사람의 체온을 건네는 일인지도 모른다.

말보다, 이론보다 더 오래 기억되는 손길.

나도 그런 손이 되고 싶다.

언젠가 나이가 들고, 내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와도

누군가 내 손을 잡고 말해주길 바란다.

“당신의 손, 따뜻했어요.”

그 말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그 말속에는

내가 건넨 마음이 닿았다는 증거가 담겨 있다.

나는 늘 누군가를 위해 손을 내밀었다.

슬픔에 잠긴 이의 등을 조심스레 토닥이고,

말없이 눈물을 닦아주며,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을

내 방식의 돌봄이라 믿었다.

하지만 가끔은

그 손길이 정말 닿았는지,

내 마음이 전해졌는지

불안해질 때가 있었다.

돌봄은 늘 확신을 주지 않는다.

조용히 흘러가는 물결처럼,

그저 흘려보내는 순간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그 말 한마디를 기다린다.

“당신의 손, 따뜻했어요.”

그 말은

내가 흔들리며 걸어온 길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조용한 응답이다.


그 손은 누군가의 삶에 잠시 머물렀고,

그 순간만큼은 외롭지 않았다는 기억이 되었을 것이다.

그 따뜻함이 누군가의 마음을 감싸주었다면,

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그 말을 건네고 싶다.

“당신의 손, 정말 따뜻했어요.”

그 따뜻함이

세상을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어요.


돌봄은 결국, 손끝에서 시작되는 작은 온기의 이야기다.

그 온기가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

나의 삶도 더 깊어지게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누군가의 손을 조심스레 잡는다.

말없이, 조급하지 않게,

그저 그 사람의 온도를 느끼며

내 마음을 건넨다.

돌봄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언어다.

말로 다 하지 않아도

손끝으로 전해지는 진심은

때로 어떤 말보다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그 손을 잡는 순간,

나는 나 자신도 함께 돌보고 있다는 걸 느낀다.

내 안의 아이가 “괜찮아, 너는 잘하고 있어”라고

속삭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따뜻한 손길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누군가의 삶에

잠시라도 따뜻한 흔적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공부하고,

배우고,

돌보는 이유가 된다.

돌봄은 흔들려도 괜찮은 길이고,

때로는 조용히 울어도 되는 길이며,

무언가를 완벽하게 해내는 길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길이다.

그 길 위에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당신의 손, 따뜻했나요?”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가 내게 말해주길 바란다.

“당신의 손, 정말 따뜻했어요.”

그 말 하나면,

나는 다시 수많은 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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