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떠나는 분들, 남겨진 마음
한동안 보이지 않던 어르신이 있었다.
늘 나를 보면 “왔어?” 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던 그분.
그날도 자연스레 발걸음을 그 방으로 옮겼는데,
텅 빈자리를 보자 마음이 싸해졌다.
“어르신, 요양병원으로 옮기셨어요.”
짧은 한마디가
긴 침묵이 되어 가슴에 내려앉았다.
나는 그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분이 앉아 계시던 의자,
자주 쓰던 담요,
웃음소리 하나하나가
방 안 가득 남아 있었다.
돌봄은 늘 ‘같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안엔
떠남과의 작별이 늘 준비되어 있는 시간이다.
그리고
나는 그 작별을 매번 새로이 배운다.
어르신과의 마지막 인사도 못 나눈 날,
나는 ‘더 잘해드릴걸’ 하는 후회로 밤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분이 내게 주고 가신 따뜻한 눈빛과
짧은 손 인사 한 번이
얼마나 많은 것을 말해주었는지 알게 됐다.
슬픔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슬픔을 마주하고 견디는 연습이
돌봄을 더욱 깊게 만든다.
이별은 늘 아프지만,
그 안에는 함께한 시간의 고마움과
그분이 내게 남겨주신 사람 냄새가 있다.
나는 오늘도 누군가를 돌보고 있지만,
어쩌면 조금씩
작별하는 법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