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달력을 열어 보면 5월 한 달 동안 '무슨 무슨 날'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기념일이 10개나 된다.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유권자의 날,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스승의 날, 5.18민주화운동기념일, 성년의날, 부부의날, 바다의날까지. 여기에 하나 더 보태자면 5월 25일은 세계 실종아동의 날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하여 특히 가족들의 모임이나 행사가 많아 행복한 한때를 보내기에 적당하다. 그러나 실종 아동이 있는 가정에게 5월은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들일 것이다. 아이의 생사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와중에 맞이하는 '어린이날'에 부모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식을 잃어버렸다는 죄인의 심정으로 차마 죽지 못해 연명하는 삶을 이어나갈 확률이 높다. 아이의 실종은 가정의 비극적 붕괴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삶 속에 죽음을 들여놓는 참담함의 시간을 남은 가족 모두가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1만 명 가량의 아동이 실종된다고 한다. 그 엄청난 숫자 앞에 할 말이 없다. 10년 이상 장기 실종 아동도 600명 가까이 된다고 하니 아이를 잃어버리자마자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7월부터 아동 지문 사전 등록제가 시행이 되었다. 당시 딸아이의 지문을 바로 등록만 해 놓고 잊고 있었는데 그사이 나의 폰 번호와 주소, 아이의 폰 번호등이 바뀌었으니 수정이 필수다.
혹시 이웃분들께서도 등록 후 바뀐 내용을 수정하지 않으셨다면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지문을 제외한 다른 변경 사항들은 안전드림 앱에서 수정 가능하다. 지문은 수정 불가하다고 한다.
지문 사전 등록제는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는, 만 18세 미만 아동의 지문과 사진을 경찰서나 파출소 등에 등록해 놓는 제도이다. 아동뿐 아니라 치매노인 등. 보호자가 그 필요성을 인식하는 대상자라면 누구나 사전에 지문을 등록하여 미연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지문이 등록되어 있을 경우는 실종아동 발견에 평균 1시간이 소요되지만, 지문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을 경우는 90시간이 넘도록 아이의 행방을 찾지 못할 수 있다고 한다. 간단한 지문 등록만으로도 우리 아이에 대한 안전장치 하나를 더하는 셈이니 꼭 신경 써서 하시길 바란다. 가까운 경찰서. 지구대 방문으로도 가능하고 안전드림 앱 설치를 통해 보다 쉽게 아이의 사진과 지문을 등록할 수 있다.
요즘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교에서 단체로 등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등록을 하다보니 지체되는 일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가정에서 미리 등록하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하다.아이의 경우 만 3세를 지나면 지문이 형성되므로 안전드림 앱에서 충분히 등록 가능하다.
안전드림앱에 들어가 보니 아래와 같이 알아보기 편하게 되어 있다.
또한 세계실종아동의 날을 맞아 경찰청과 한진택배, 우정사업본부와 제일기획에서 장기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 사업을 벌인다고 한다.
일명 '호프테이프(hope tape)'이다. 28명의 장기 실종 아동의 당시 모습과 세월의 흐름에 따른 나이 변환 몽타주 기법으로 현재의 모습을 박스 테이프에 인쇄하였다고 한다
'호프테이프'는 한진택배 62만개의 박스에 붙여져서 실종아동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하니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혹시 우리집에 배달 온 박스 테이프에 실종 아동 사진이 있다면 그 기막힌 사연들을 꼼꼼히 들여다봐 주시면 좋겠다.
길을 가다가 혹은 낯선 장소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게 되면 아무리 급하고 바쁜 발걸음일지라도 눈물을 닦아주고 어디 사는 누구인지 물어봐 주고 경찰서에 데려다 주는 작고 따뜻한 호의를 베풀어 주시면 좋겠다.
길 잃은 그 아이가 혹 우리의 아이가 될 수도 있고, 우리 지인의 아이가 될 수도 있다. 세상 모든 아이는 그렇게 우리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 모두가 우리의 아이들이다.
세계 실종 아동의 날을 맞아 실종 아동들이 하루 속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한다. 실종 아동 가족들도 소중한 아이들의 귀환을 기다리며 동시에 건강과 가정을 단단히 지켜 주시기를 바래본다. 그분들이 다시 행복해지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