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하LeeHa May 20. 2020

후회없는 레이스란,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지 않는 것

나이키의 관점 뒤집기

마라토너 이봉주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죠.

후회없는 레이스란,  경기가 끝난 후에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고요.

경기를 마치고도 힘이 남아있다면 그것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숱한 메달을 수상한 전력을 지닌 국민 마라토너인 그는 '마라톤의 진정한 승자는 1등이 아니라 완주자'라고 말을 해요.  묵묵히 달려나가는 마라토너들을 순위로써만 판가름하기에는 42.195km는 멀고도 먼 거리입니다. 그 먼 거리를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마라토너들에게 '패자' 라는 딱지를 붙일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마라톤은 우리들 인생과 많이 닮았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때론 힘들고 때론 아프게  살아내는 우리들은 생의 마라토너로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한, 자신의 레이스에서는 그 누구나 승자가 맞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한 참았다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거기에 있는 실패나 기쁨에서, 구체적인-어떠한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되도록 구체적으로- 교훈을 배워 나가는 것에 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결승점을 어느 누구의 다리도 아닌 나의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 가는 것!

마라톤의 정의를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요.


최근에 나온 책 중 '부자의 말센스'에 나이키의 관점 뒤집기 일화를 소개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봉주와 하루키가 말하는 '완주자'에 대한 생각이 그대로 들어가 있더군요.


마라톤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가 유력 주자들을 후원할 때 나이키는 가장 나이든 하인리히를 후원했다고 하네요. 78세 하인리히 할아버지가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끝끝내 포기하지 않은 채 꼴찌로 결승점에 들어선 순간. 관중은 열광합니다.


나이키의 매출은 수직 상승하고요. 나이키의 이러한 관점 뒤집기가 결국은 회사 매출을 위한 것이었겠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여 꼴찌에게도 박수를 보낼 준비를 하는 세상과 세상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감동적입니다.


후회없는 레이스를 펼치는 한, 우리는 모두 인생의 승자라는 것을 하루키, 이봉주, 하인리히 할아버지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배웁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응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머리밑이 간지럽다는 건, 나이 든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