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나의 힘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기계치인 나는,
오롯이 핸드폰 하나로 글을 써서 올리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브런치의 다른 기능들은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
여하튼 글쓰기만으로도 시간이 만만치 않으니
부수적인 익힘들은 자꾸 뒤로 미뤄진다.
이런 나는 브런치 초보라서 바쁜 와중에
브런치로 바쁜 또 한 분이 계시니
바로, 김 여사님이다.
배움을 즐기는 활동적인 성격이라
구연동화 할머니 선생님으로 활동하셨고
오래전에는 맥 도널*에서 시니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맥도널* 광고'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으시다.
세상에 거칠 것이 없는 전력 질주의 여왕이시다.
슬쩍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렇다.
우주 최강 겁보에 게으른 나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분이다.
그런 김 여사님이
예전에는 새벽에 눈을 뜨면 핸드폰 게임을 즐기셨는데
큰딸이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는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읽는 것이
새로운 즐거움으로 자리 잡으셨단다.
내 글이 올라오면 읽고 난 후
바로 카톡으로 리뷰를 보내신다.
올해 88세의 왕 할머니인,
김 여사님은 카톡을 하신다.
(이모티콘도 열심히 쓰신다)
아들, 딸, 사위, 손자, 손녀 심지어 손주 사위들과도
카톡으로 인사 나누고 소식을 전하신다.
'나이야! 가라~~~'가 어울리는 분이다.
나도 어느새 손녀가 있는 할머니가 되어보니
김 여사님을 보면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다.
어린 시절에는 나와 결이 다른 여사님의 성격이
상당히 버거운 적도 많았다.
김 여사님은 느리고 소극적인 나를 많이 답답해했고,
나는 파워풀하고 에너지 넘치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서로 각자의 속도가 많이 달랐다.
그런데 부담스러웠던 그 속도와 에너지가
지금까지 김 여사님을 지탱해 온 원동력이라는 걸
요즘 들어 절실히 느낀다.
지금도 그 열정으로
하루를 부지런히 보내시고,
스스로를 잘 돌보며,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고
직접 해결하려는 자립심도 강하시다.
늘 머리로만 생각하고
쉽게 움직이지 못했던 나까지도
이제는 김 여사님의 에너지에 서서히 물들어 가고 있다.
어쩌면 갑작스레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이런 김 여사님의 에너지를 받은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김 여사님의 좋은 에너지는 냉큼 받아
내 삶의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나이 듦이 더 이상 두렵지 않은 건,
그 길을 먼저 웃으며 걸어가는
'나의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엄마, 김 여사님!
늘 건강하시고
곁에서 오래오래 에너지 많이 주세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