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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날 Aug 25. 2022

[짧툰 5화] 행복도 습관이다.

가끔은 인생에 존재하는 좋은 점들을 보기 어려워질 때가 있다.

행복도 습관이다.

 

 우울은 마치 ‘반타 블랙’과 같다. ‘반타 블랙’은 세상에서 가장 검은 색상의 명칭이다. 이 색상이 칠해 진 곳은 깊이나 높이에 관계 없이, 그저 깊고 검은 구덩이처럼 보일 뿐이다. 우울도 마찬가지이다. 끝도 없는 블랙홀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 한 걸음만 내딛으면 평평한 지면으로 걸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계 밖을 나설 때 생기는 두려움을 참는 용기이다.


 누구라도 크고 작은 우울을 겪을 수 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검은 바닥에 시선을 두고 있어봤자 더욱 불안해 질 뿐이다. 그런 때일수록 시야를 바꾸어야 한다. 이곳은 구덩이가 아니라 단지 평평한 바닥일 뿐이라고. 반타 블랙 속에서 스스로를 구원해낼 수 있는 것은 나의 의지이자 용기이다. 


 가끔은 인생에 존재하는 좋은 점들을 보기 어려워질 때가 있다. 내가 놓치고 있는 많은 장점들이 아쉽다. 지난 날의 역경을 견뎌왔을 그 ‘장점’들을 인지하지 못하면, 비관적인 감정에 더 쉽게 빠져들게 된다. 나의 시선은 주로 스스로의 단점, 그리고 나를 둘러싼 환경의 어려움에 맞추어져 있었다. 세찬 풍랑 속에서 단단히 버텨 주었어야 할 ‘자존’이라는 닻이 무게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렸던 이유이다.


 지친 마음을 추스리는 것은 예상 외로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의 저자 하야미 아마리는 그의 저서에서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보자’라는 말을 남겼다. 천장을 보고 멍하니 누워 있는 와중에도, 지금 ‘그나마’ 감사할 수 있는 일을 떠올려 본다. 손가락을 조금 움직여, 종이에 써 내려갈 수도 있다. 의외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지금 가진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들을 하찮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세상에 절대적인 불행은 없다. 당신과 내가 살아있는 것은, 지난 날의 역경을 견뎌 왔다는 증거이다. 자신의 장점을 잊지 말라. 지금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당신의 세상이 새삼 빛날 수도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임을 기억하자. 삶은 장기전이다. 불행도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지금 겪고 있는 고난조차, 앞으로 새로운 기회가 되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당신과 내가 지금 겪고 있을 소위 ‘불행’도 더 이상 불행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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