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마음은 아름답다.

by 도하






4-1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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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있을 거야.."
하지만 내 눈앞에 보이는 언덕을 넘지 않고는 갈 수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도를 계속 뒤적거렸지만 길은 하나뿐이었다. 자전거에서 잠시 내려 한숨을 푹 쉬는데, 지금 내 모습과 감정이 낯설지 않았다.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 큰 언덕 같은 사건이 닥쳐올 때 나는 어떻게 했었지? 돌아보니 나는 지도를 펼치고 다른 길을 찾으려 한 오늘처럼 일상 속 큰 언덕 앞에서도 피해갈 방법만 찾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오르막길이 있어야 내리막길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하게 내리막길만 바랐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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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패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라고, 인생 계획에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라는 변명으로 겁부터 먹고 피해 가는 법만 배워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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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크게 들이쉬고 다시 페달을 밟았다.


오르막길이 있어야
내리막길도 있다는 것.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마다 제주도는 그것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주고 있다.




4-2 제주도의 마음은 아름답다.


자전거로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목이 타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은 맛집을 검색해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눈에 보이는, 그저 내가 보기에 좋아 보이는 곳에 들어가 보기로 계획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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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음식보다는 가게의 분위기나 자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는 정말 만족스러운 카페였다. 금방이라도 그 바다에 뛰어들 수 있을 듯 애월 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고, 눈을 감으면 바닷물이 발을 적실 듯 파도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풍경과 소리였다.


제주도에 도착해 처음으로 들어온 이 가게에 캘리그래피를 선물해주고 싶었다.
카페에 들어오기 전에는 그저 앞으로 달릴 계획을 세우고, 정비의 시간을 갖고자 했지만,

이렇게 인연과 미소는 알 수 없는 곳에서 마주치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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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를 액자에 쓰고, 앞으로 갈 길을 정비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기에 카페에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카페를 나오며 사장님께 액자를 건네드렸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분위기가 많이 산만하다며 연신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얘기하시는 사장님. 괜찮다고 얘기하며 인사를 건네고 나와 자전거에 몸을 싣는 나를 붙잡으셨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오셔서는 여행하며 출출할 때 꺼내 먹으라고 수제버거를 건네주셨다.


제주의 마음은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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