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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하 Feb 20. 2018

적어도 그들은

오늘을 사는 거지







오늘을 사는거지, 뭐-







제주도에서 스텝으로 지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짧은 여행을 온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무엇보다 제주도에 정착한 사람들이나 장기여행으로 제주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그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남의 눈치에 맞추어 살기 바빠서 진짜 나를 보지 못하며 살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기에 아름다운 세상인데, 어째서 하나의 정해진 길이 아니면 ‘틀린’ 사람이 되어버리는 걸까? 그들은 주변에서 틀렸다고 말하는 길을 떠나기 위해 큰 용기를 낸 사람들이었다. 주변 사람들 모두 고개를 저으며 포기하라고 하는 상황에 첫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말했다.
“난 아직도 꿈을 찾고 있어.”
나는 조금은 막막해 보이는 그들의 미래에 ‘불안하지 않냐’는 질문을 던졌고, 그들은 대답했다.



“오늘은 사는 거지, 뭐-“









적어도 그들은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있던 스텝 중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와 지내는 스텝이 있었다.
그녀는 바다를 좋아해서 일하는 날이 아니면 바다로 나가 해가 질 때까지 바다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스무 살이 시작됨과 동시에 바쁘게 일에만 몰두하며 십 년 가까이 생활을 했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 볼 틈도 없이 바쁘게 달리기를 했다. 그랬던 그녀가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간다 결정했을 때, 그녀를 보며 주변 사람들은 못마땅해했었다고 한다. 다들 혀를 차고, 시간 낭비하지 말라는 말로 그녀의 새로운 길을 무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다들 그녀의 선택과 모습을 보고  '그때 나도 같이 떠날껄 그랬나봐'라는 이야기로 안부를 전한다고 한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우리는 자신이 내지 못한 용기를 내어 새로운 길을 떠나는 타인에게 시기와 질투로 혀를 차고,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해 먼저 판단하고 오해하기 바쁘구나. 큰 용기를 낸 사람에게 응원과 힘을 줄 생각은 미처하지 못할 채.'

 그들은 모두 각자의 사정과 이야기가 있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들은 내가 쉽게 판단할 만한 사람들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적어도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혼자 걸어봤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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