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8
어릴 때 나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던 것 같아.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 그럼에도 그때가 생각나는 것은 지금의 나는 그때만큼은 아니기 때문일 거야.
거침없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던 나는 이제
그림을 그리기도 전에, 글을 쓰기도 전에 눈치를 보고 겁을 먹는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아.
작은 실수를 회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고, 시작도 하기 전에 깊은 고민에 빠져서 기회를 놓치는 일도 많아졌어.
이런 어른이 되려고 한 건 아닌데.
하지만 후회를 한다고 해서 갑자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기로 하자.
나는 그래서 그림일기를 그리고 쓰는 거야.
이건 그저 일기일 뿐이니까. 등수를 매기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검사를 받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아. ( 일기 검사를 받지 않는 건 어른의 좋은 점이 아닐까? )
매일이 미완성 같은 나를 응원하기 위해 쓰는 그림일기는 마치 나에게 쓰는 편지 같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위로하고, 즐거워하는 그런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