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한 잔

by 사색가 연두


오랜만에 어머니와

식탁에 마주 앉아 잔을 들었다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또 쌓인 듯했다


일이 없는 거야 둘째치고

일단 남자는 밖을 나가야지

온종일 집에서 잠만 자고

꼴사납단다


하도 많이 들었던 식상한 불만들이라

그저 별생각 없이 잔을 비우려 했건만


갑자기 마주 앉은 여자의

눈망울이 젖어 들더니

먹다 남은 막걸릿잔에



나는 그렇게 평생 불만을 쌓고만 살 거냐는

불만을 속으로 삼키려 했건만


여자는


남자의 성격이 많이 죽었다며

그게 너무 슬프다며

차라리 옛날처럼 싸우는 게 낫겠다며


생각지도 못한 불만을 낳고서

들고 있던 막걸릿잔을

한 잔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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