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게 불던
어느 겨울 검은 천막 아래
하얀 눈 꿋꿋이 내리던 날
커다란 우주 안에 감겨있던
속에 고운 씨앗 하나가
제시간보다 빨리
이쁘장한 꽃 하나 피웠다
겨울에 난 꽃 하나
잎을 다 떼어냈을 때
세상의 온기는 늘 어색하고
자긴 별도 행성도 아니었고
시간은 빛도 어둠도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우연히 발견한
선물
바람이 차게 불던
어느 겨울 푸른 천막 아래
흰 구름 속절없이 가버리던 날
서리 낀 창문에 공간을 내어
잎이 다 떨어진 나무에
직접 꽃을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