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나고 어디서 자란 맺음인지 한참을 바라보았다
나뭇잎 끝에서 뚝 떨어진 빗방울이 정수리에 닿고서야 알았다
땅이 푹 꺼진 진흙탕을 밟아 발이 젖고서야 알았다
기상예보를 확인하지 않고 우산을 놓고 와서야 알았다
계절이 간 줄도 모르고 옷을 두껍게 입고서야 알았다
그토록 필연과 이토록 우연 사이
한쪽이 팔을 뻗었기에 닿은 것인지
서로가 팔을 뻗고 있었기에 닿은 것인지
어디서 나고 어디서 자란 맺음인지
맑은 날에도 비가 어울릴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가지에 아름아름 솔방울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