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글 쓰는 즐거움
3개월쯤 필사를 하던 중 곽진영 작가님께서 조금 더 긴 글을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나는 그길로 긴 글쓰기에 합류했다. 매주 하나의 글감을 전달받고 그에 관련된 글을 쓰고 피드백 받아 내 블로그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 역시 처음엔 무엇을 적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같이 진행하는 멤버들의 글을 보면 내 글이 한없이 짧게 느껴지고 그저 일기장에 쓴 글처럼 아무것도 아닌 그저 그런 글자들로 느껴졌다. 하지만 꾸준함의 힘을 몸소 느껴본 나이기에 이 프로그램 또한 무슨 일이 있어도 3개월은 지속해보자 생각했다.
그렇게 5개월이 흘렀다. 처음엔 글쓰기 피드백을 받고 속상한 일이 많았다. 죄다 고쳐야 하고 더 많은 에피소드를 추가해야 했다. 여전히 남들과 비교가 되었다. 작성한 글을 한 달에 한 번씩 YES24에서 주관하는 나도 에세이스트란 프로그램에 지원했는데 멤버 중 누군가는 우수상을 탔고, 다른 멤버들 역시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결실을 보고 있었다. 나는 책을 읽은 지도 글을 쓴지도 한참 뒤늦어서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생각하며 더는 남과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적어나갔다. 그러던 중 3기쯤이었던가, 한 번의 위기가 왔다. 대부분 마감에 촉박하게 글을 적어 냈는데 그날도 역시 시간에 쫓겨 글을 대충 적어서 제출했다. 곽진영 작가님의 강렬한 피드백을 읽고 나는 잠시 상심했다. 굳이 왜 이런 말을 들으면서까지 글쓰기를 지속해야 할까. 안 하면 그만인데 왜 쓴소리를 들어가며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 잠시 멍해졌던 것 같다. 그 피드백 뒤에 작가님도 많은 걱정을 했다고 한다. 내가 상처받을까 봐. 사실 나는 정말로 상처받았지만, 그 글을 읽고 또 읽었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지, 여기서 관둘지 갈림길에 섰던 순간이었다. 그길로 오기가 생겼다. 내가 바쁘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은 다 핑계같이 느껴졌고 할 거면 정확하게 하고 할 수 없다면 여기서 관두자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정확하게 해보는 길을 선택했다. 그 피드백 이후 나는 조금 더 정성스레 글을 썼다. 그 어떤 쓴소리를 들어도 달게 받고 수정했으며 그저 묵묵하게 써나갔다. 그렇게 목표했던 3개월이 지났고 글 쓰는 일에 제법 익숙해졌다. 조금 더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더 정확하게 쓰는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사람은 생각하면 그 방향대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특히 무언가 꽂히면 한길만 파는 내 성격상 목표지점에 머무를 때까진 끝난 게 아니었다. 그때 마침 문화다방의 글쓰기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 6개월간 함께 글 쓰면서 마지막엔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보는 글쓰기 과정이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두 개의 프로그램에서 동시에 글을 썼다. 그러는 동안 나는 조금 더 쉽게 긴 글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는 일이 부담이 아닌, 하나의 재미로 내게 다가온 것이다. 그 덕에 오늘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