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은 작가님 북토크
필사의 나날 초기 멤버들과 두 번째 오프라인 모임을 했다. 나만 지방에 살기에 내 일정을 배려해주신 멤버들 덕에 두 번째 모임이 성사되었다.
필사의 나날에 이토록 마음이 가는 이유는 뭘까.
출장의 힘을 빌려 남한산성에 올랐다.
아이의 기침이 밤새 심해지는 바람에 꾀나 밤잠을 설쳤다. 겨우 날을 맞춰 준비된 만남이었고 남편도 팀장님도 괜찮다고 한 소중한 시간을 아이의 병원행으로 취소하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며 긴 밤을 보냈고 남편이 흔쾌히 병원에 데려가겠다는 말에 예정대로 9:38 수서행 기차에 올랐다.
혼자 기차에 몸을 싣는 출장길이 언제나 즐겁다. 나에게 오롯이 2시간이란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도 좋고 글을 써도 좋은 시간. 즐거운 마음으로 수서역에 내렸고 반가운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생 만나보지 않았던 사람. 친구도 아니고 아는 언니도 아니다. 올 초부터 글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줌 미팅을 통해 얼굴을 익히고 낯선 목소리의 낭독을 들었다. 그렇게 서로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면서 보이지 않는 연대가 형성된 듯하다.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내면의 목소리를 서로가 읽어주고 때론 웃어주고 때론 보듬어주는 진실한 속마음의 나눔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었던 것일까. 나날도 쓰기의 나날을 기획했을 때 이러한 순간들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2021년 한 해 동안 소규모 온라인 모임에 많이 참석했고, 그중에서도 마음이 가고 애착이 가는 모임이 있다면 단연코 필사의 나날이다.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숨김없이 내 마음을 열었고 뱉어낸 말들에 따뜻한 상대방의 마음이 곁들어졌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장정은 작가님이 말씀하셨듯 구구절절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 나 또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고 그렇기에 더더욱 내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일이 드물다. 하지만 글은 달랐다. 어릴 적부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게 있으면 편지를 남기거나 이메일을 보냈던 생각이 난다. 유사하게 필사란 이름으로 내면의 이야기를 꺼냈고 그 이야기에 누군가 반응해 주니 그것들로 인해 신뢰가 생기고 때론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었다.
글이 주는 보이지 않는 힘을 느꼈던 곳이 필사의 나날 프로그램이었다. 쓰기의 나날 긴 글쓰기로 넘어가면서 또 다른 마음 표현방식을 찾았고, 따뜻한 피드백 속에 나는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 내 상황이 힘들고 고단하다고 이야기 한들 그 누가 나를 이렇게 까지나 보듬어 줄 수 있을까. 나 스스로 꺼내놓고 위로 받는 일. 이런게 글쓰기로부터 오는 치유의 힘인가 보다.
누군가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해 준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물꼬를 터 주었기에 나 혼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성실하게 쓰면서 한땀 한땀 정리해 나가는 재미가 글쓰기에 있다. 그 재미를 알게 해 준 것이 필사의 나날 초기 멤버들이기에 그들에 무한 감사를 느끼고 무리를 해서라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번 모임은 첫 필사 멤버인 장정은 작가님의 첫 책 출간 축하를 위해 마련되었다. 그녀를 줌 모임에서 처음 만났을 때, 책 쓰기를 준비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몇 달의 시간이 흘러 그 말은 현실이 되었고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는 신기한 경험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작가님도 감회가 새로울 것이지만 나 또한 이 과정이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된다. 특히나 진솔한 북 토크로 책의 내용을 한 번 더 리뷰 했을 땐, 그녀가 워킹맘으로 살아온 과거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삶의 일부분이 정리되는 느낌이라고 말씀하셨던 작가님의 진심 어린 표정과 진솔한 이야기들이 감명 깊었고 작가님 또한 그때의 상황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면서 내면의 힘들었던 부분이 치유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1인 기업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장정은 작가님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
온라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몇 번의 모임을 통해 느꼈다. 보이지 않는 많은 부분이 있고 살아남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영역을 키워나가면 내면이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그게 1인 기업의 힘인 것 같다. 한만큼 지금 당장 보상받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성취하는 날이 올 것이다.
멋진 사람들과의 세 번째 모임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