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넷째아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쓸모 Feb 21. 2023

넷째를 낳았다

완벽한 가족구성

오늘 낳을까?


넷째쯤 되니 출산 날을 남편과 내가 정하기에 이르렀다.

오늘 낳아야 했다. 일요일.

내일은 남편이 출근할 것이고,

갑자기 아기라도 나오면 세 아이는 어찌해야 할지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아이가 태어나도 괜찮을 38주였다.

아기 몸무게도 2.8킬로 정도로 괜찮았고, 유도분만을 시도한다면 거뜬할 것 같았다.

이미 세 아이를 자연분만으로 낳은 전력이 있으므로 출산에는 자신 있었다.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빨리 낳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빠르게 걷기, 아파트 계단 오르기 등 출산에 몸을 맞추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지만, 진통 소식은 없었다. 넷째는 좀 더 일찍 나오지 않을까 갑자기 진통이 오지 않을까 하며 빨리 나오라고 주문을 걸고 있었다.

일단 너무 힘들었다.

요통은 말할 것도 없고, 임신성 비염에 요실금까지 아주 온갖 증상이 있었다.

낳고 나면 개운해질 것 같은 그 느낌.

하, 진짜 얼른 낳고 가벼워지고 싶었다.


당장 아기가 태어나도 괜찮은지, 나의 몸 상태는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40분을 걸어서 산부인과로 갔다.

일요일이었지만 마침 담당의가 진료를 보는 날이라 편하게 진료를 보고 유도분만을 하기로 결정했다.

넷째인 데다가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니 오늘 밤 12시 전에는 낳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입원하고 준비하라고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삼겹살을 먹고 오는 건데!!! (세 아이 모두 삼겹살 먹고 낳았다)


생각보다 진통이 걸리지 않았다. 오전 11시쯤 병원에 왔는데, 시간은 흐르고 흘러 7시쯤이 되어갔다.

이러다 오늘 못 낳는 거 아니냐며 남편과 여유롭게 대화하고 있는데 슬슬 진통이 왔다.

그래 이거다!

오늘 안에 낳겠다는 전문가의 느낌으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어떤 진통 끝에 아기가 나오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바짝 긴장했다.


어느새 시간은 밤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느낌이 온다. 진짜 이제 아기가 나올 것 같다.

진통에 맞춰서 힘주기 돌입.


넷째 활짝이는 11시 45분, 그날을 넘기지 않고 태어났다.

 

넷째이자, 둘째 딸 (아빠 머리 무슨 일이니 ㅋㅋㅋ)

넷째는 벌써 다음달이면 두돌이다.


아들아들 딸딸 낳았으니 평생 내 할 일 다 했다.


더 이상 출산은 없다.


ps. 우리 집엔 모든 혈액형이 있다.

아빠 B, 엄마 A,

첫째 아들 - 셋째 딸 O, 둘째 아들 - 넷째 딸 AB

생긴 것도 저렇게 비슷하다. 아주 짝짜꿍이 잘 맞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넷째를 얻고 요실금도 얻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