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위주의 현 입시제도에 대한 대안은 없는가
지난 시간에는 기존 입시제도의 문제점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다.
이번 시간은 그 대안적인 방법들에 대해서 같이 의견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것은 일개 교사 개인의 의견일 뿐이며 다소 논란이 있을 수도 있는 의견일 수 있기에 그냥 다같이 고민만이라도 해보자는 취지이다.
특히 장미 대선이 다가오는 시점에 각 대선 후보들의 교육공약들에 대해서도 감정적인 의견을 배제하고 그 의미를 차분히 분석해서 보다 의미있게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1. 대안
1) 학생부 종합 전형
우선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 또는 내실화이다. 이미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인해 많은 학교 교육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유명무실했던 동아리 활동의 참여도가 높아졌으며 무분별했던 각종 대회 역시 비록 입시를 위한 것이기는 하나 전공과 연관된 대회 위주로 재편되었다. 또한 과정중심교육과정을 도입하며 모든 교육의 중심은 교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문제풀이식의 수업 대신 발표, 보고서쓰기 등의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수업의 내실화를 기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현재의 학생부 과목별세부능력특기사항 강조의 흐름과 일치하게 되었다.
이러한 학종의 도입은 결과중심의 문화에서 과정중심교육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며 결과주의, 목적주의, 실적주의의 문화 변화에 대한 시초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정유라'사건같은 폐해는 당연히 있다.
정치권에서는 누가 당선될 지 모르지만 국민들의 눈치를 보며 '정시'확대를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방향이 옳다면 그 과정 속에서의 문제를 고치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야간 자습을 하며 세계인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인가?
미국에서도 '믿거나 말거나' 프로그램에 소개될 정도로, 그리고 미래학자 '앨빈토플러' 조차 비판할 정도로 한국의 야간자습문화는 전세계적으로 이해 불가한 모습이다.
정시를 주장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제도는 중국 및 아시아 몇개 국가에 국한되며 1회성으로 보는 나라는 더더욱 적다. (일본도 2020년이면 센터시험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만의 문화이으므로 정시확대로 가야한다는 것은 결국 스마트폰의 세계적인 변화 속에서 우리만의 문화(여기서는 통신사들의 지배구조나 외형적 디자인 등만을 고수한 일부 대기업들을 말함)를 고수하다가 그 흐름을 놓쳐버려 IT분야에서의 갈라파고스섬이라는 오명을 쓴 5년 전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쇄국정책을 고수한 흥선대원군이 지배했던 19세기 말 조선의 모습과 다를바가 무엇인가?
결국 4차 산업혁명이 흐르는 세계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부작용이 있다하더라도 그 문제를 고치고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맞다.
대학은 항상 중등교육기관에 비해 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우수학생들을 선발하고자 노력하여 왔다.
고3 담임교사 입장은 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제발 좋게 봐주세요하는 심정을 갖고 있다. 즉, 미모와 더불어 최고의 교육과 교양으로 중무장했으니 제발 데려가달라는 심정으로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과연 그 대학들은 우리 자식같은 학생들을 정말 잘 봐주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대학들도 입시설명회 등을 개최하며 훌륭한 교육기관이니 맡겨만 달라고 한다. 하지만.... 결국 입학하며 그 학생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는 직접 연락 안 해보면 모르겠고 또, 솔직히 내 자식을 국내 대학에 보낸다는 상황이라면 굳이 보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신뢰도도 많이 떨어져있다. 그렇게 많은 등록금을 가지고 재단에만 쌓아 놓으며 학생들에 대한 투자는 찔금하거나 생색내는 수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의 유명 모 사립대학은 도서관 화장실이 여전히 푸세식이라는 것은 이제는 언론을 통해서 제법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한 가지 대학에 주문하고 싶은 것은 학생들의 선발보다는 교육과 연구에 초점에 초점을 맞췄으면 하는 것이다.
즉, 입학보다는 졸업 요건을 강화을 강화하여 우수 학생들을 뽑지 말고 길러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선발권에 대한 간섭을 할 수 있는 교육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것이며 이전 보다는 내실있는 교육 강화에 역량을 쏟게 될 것이며 건물 증축 보다는교수 역량 강화 방안에 보다 관심을 저절로 기울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강의식 수업보다는(이제는 고등학교도 서서히 그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하물며 대학은?) 창의성을 강조하는 수업이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수의 교육이 대학 전체의 역량강화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결국, 고등학교가 변하는 만큼 대학도 변해야 한다. 고등학교 교육의 변화에 대해서 요구만 해서는 안된다. 지금의 4차 산업혁명 물결은 고등학교보다 대학교에서 보다 신속히 대처해야함을 말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선, 외부 인사 추가를 통한 입학사정관 확대 및 그들의 정규직화이다.
대학 자체 인원으로만 한계가 있으며 전문가 양성과정과 더불어 지금의 비정규직비율을 줄이고 충성도와 진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규직비율을 보다 높여야 한다. 그리고 외부 전문가들도 참여하도록 하여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선정 기준의 공개이다.
아직도 이 부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있다. 물론 고3교사 입장에서는 학부모나 학생들보다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가는 부분들이 있으나 여전히 미흡하다. 확실하게 이 학생이 왜 떨어지고 그 학생은 왜 붙었는지 공개를 하는 것이 대학 입장에서도 앞으로의 학종 추세분위기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수능 최저 반영이다.
대학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사항 중 하나는 이 학생이 과연 정말 잘하는 학생일까이다. 학생부 내용은 다 좋은데 면접도 잘 하는데 막상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큰 낭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수능최저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물론 서울의 주요 상위권 대학은 이미 3개합 5라든가, 2개합 4라든가 하는 자격을 명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보다는 좀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은 다음의 수능 자격고사화와 맞물린다.)
영어도 절대평가로 올해 첫 전환되어 실시된다. 이런 움직임은 결국 국어, 수학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모든 과목의 등급화가 이루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진다. 문제는 정시 및 재수생들의 패자부활전문제이다. 정시가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리고 재수생들의 사정도 고려는 해야 한다. 그렇다면 등급을 현행 9등급에서 5등급 수준으로 완화하는 것은 어떨까? (아님 그냥 전체가 9등급으로 해도 좋다.) 그리고 재수생들도 고3학생들처럼 수능 100%에만 목 매달지 않도록 수능과 논술, 면접 등을 조합하여 정시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럴 경우 정시라는 개념은 사라지게 된다.
논술은 프랑스식 논술 문제처럼 암기력 또는 로또식 방법이 아닌 사고력 논리력 측정으로 가야 수업을 내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학종과 연계해서 토론 발표 위주의 수업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단순히 암기했다고 풀 수 있나? 아니다. 평상시 논리적 분석적 사고력을 키우는 수업이 아니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요즘의 아이들은 생각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주변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 널려 있다. 그냥 떠먹여주는 것에 익숙한 세대이다. 한마디로 내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방식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위와 같은 프랑스 논술문제식의 논술입시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채점의 공정성에 시비를 거는 분들이 분명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