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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호 Jul 24. 2019

인구감소와 교육의 미래

수능의 생명력은 언제까지인가?

1. 수능 응시생의 감소 현상

간단히 얘기하면 수능 보는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의 그늘이라는 말이 지겹겠지만 그래서 그 표현이 너무 익숙해서 우리들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조차 생각해보지 않을 때가 많다.


그렇다면 이 통계를 고교 교사 입장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한 반당 학급수가 줄어들었다. 물론 시내 고등학교 및 일부 자사고는 여전히 30명에서 40명을 넘나 든다. 그래도 예전의 콩나물 교실 수준은 아니다.


2017년 기준으로 고교 졸업자는 58만 명이지만 대학 정원은 60만 명이다.

그리고 2019년 고교 수능 응시생은 약 5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내년은 그 보다 적은 45만 명 정도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즉, 대학 정원보다 고교 졸업생 수(또는 수능 응시생 수, 물론 차이는 있다.)가 훨씬 적은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일단 중하위권 학생들의 마음은 편하다. 거꾸로 말하면 지방 사립대학들의 얼굴은 죽을 맛이다.

2. 응시생 감소로 인해 벌어지게 될 미래

1) 대학 수 감소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들이 원하는 전형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서울의 15개 대학 및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의 대학은 여전히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외의 대학들은 학생들을 선발하기보다는 한 명이라도 입학시키기 위한 충원 싸움을 하게 된다.  즉, 학생 선발에 있어서 전형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조건 선발해야 대학이 살아남게 된다는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면, 대학들이 원하는 전형은 무엇일까? 당연히 간단한 전형인 학생부 교과(내신 위주 선발)이며, 정시(수능)까지 가면서 선발하는 악몽은 원치않을 것이다.


당연히, 면접전형도 감소될 확률이 높다. 그냥 수시로 대학 신입생의 상당 비율을 미리 충원해야만 대학이 도산하지 않게 될 정도로 지금의 학령인구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2) 원하는 수능 등급 획득의 어려움

응시생 감소로 인한 등급대 학생수가 감소된다.


예를 들어, 100명에서 1등급은 4명 나오지만, 50명에서 1등급은 2명이다. 4등 안에 드는 거랑 2등 안에 드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같지만, 부담감은 더 크다. 마치 10명 모집에 1000명 지원하는 학과랑, 1명 모집에 100명 지원하는 학과는 둘 다 경쟁률이 100:1이지만 그 지원자 한 명이 특출한 아이일 경우 가능성이 아예 없어지는 것과 같다.


결국 작년에는 합격했던 수능 점수 및 내신점수가 올해도 합격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더군다나 수능에서 수리(가)형 응시자는 더욱 감소폭이 커져서 등급 받기가 어려워진다.

그 말은 수능 최저 등급 충족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연히 대학들은 최저등급을 완화시키는 흐름을 따라가고 있으며(연세대, 서강대 수능 최저기준 폐지) 학종 위주로 선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능의 가치와 미래는 어떻게 될까?


우선 정시라는 개념이 사라질 수 있다. 즉 2월까지 최종 선발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선발 100% 충원을 기다리며 정시를 치를 대학은 그리 많지가 않게 될 것이다. 그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른 대학보다도 좋은 학생들을 먼저 선발하고자 하는 것이 대학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수능의 난이도가 지금보다 더 쉬워지거나 아니면 최저학력기준을 보다 더 낮추게 될 것이다. 현재의 아이들은 내신만 잘 받으면 어느 정도는 대학을 갈 수 있고 또는 학생부 종합 위주의 트렌드 속에서 수능 공부를 잘 안 하는 경향이 많다. 요즘 학원들도 수능보다는 내신 위주로 강의를 많이 하는 것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학종의 시대로 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형태는 힘들 것이다. 공정성 문제, 내신 문제, 교사들의 기록의 편차, 학교 편차 등이 있기에 더 간소화되거나 새로운 형태의 학생부 종합 전형의 등장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다음 시간에는 이러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미래교육의 변화를 [2022학년도 이후의 사회의 변화와 교육의 미래]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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