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선생님)와 모델(학생)로서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이상적인 관계
굳이 각종 효과를 더하는 어플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평소에 내 모습 인가 할 정도로 잘 나오지 않던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잘 나온 인물사진들을 볼 때마다 공통된 말들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잘 나왔다!"
자연스럽다는 말은 외부조건에 크게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평상시와 같은 편안함을 말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부터 우리는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그 긴장은 얼굴을 통해서 대번 드러나고 말지요.
거대한 렌즈가 달린 카메라든, 스마트폰에 붙어 있는 작은 카메라든 누군가 의도적으로 사진 찍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어느샌가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이 느껴질 겁니다.
학교에서 사진을 찍혀본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아마 대부분 졸업을 앞두고 졸업앨범에 실릴 사진을 위해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사진가와 함께 거의 날림으로 강제로 사진 촬영을 당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실 한편에 위치한 어두컴컴한 사진 촬영 세트에 번호순대로 서서 많아봐야 3~4장 찍고 돌아가기 바빴고, 단체사진을 위해 잘 하지도 않는 어깨동무나 어색한 자세를 취하면서 촬영당하는 느낌은 저에게 상당히 불쾌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싫었던 건 사진 찍는 사람이 나와 어떤 관계도 없는 너무나도 낯선 사람이란 사실입니다.
낯설다는 느낌은 긴장과 거부감으로 다가왔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누구를 가장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대상으로 생각할까요?
그 대상은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계신 선생님일 가능성이 무척 높고 그중에서도 담임선생님이 최고로 친밀한 존재일 겁니다.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은 특별한 원한(?) 관계가 아닌 이상 서로 긴밀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으니, 사진가와 모델로 최고의 관계라고 봅니다.
물론 일부 사진 찍히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담임교사가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대면 어느샌가 포기(?)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내어주는 것들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