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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가 언제까지 선물을 줬더라?

산타할아버지 오랜만이에요

by 영인

2023년이 다 지나갔습니다.

돌아보면 목표한 것을 이룬 것도 있고, 시도했던 것도 있고, 실패했던 것도, 시작을 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소소한 감상에 젖다가도 새롭게 맞이할 2024를 기대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아이와 아내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한 내용을 적어봅니다.


“산타할아버지는 어린이들만 선물을 주시더라? 그치 00아?”

“응, 나는 어린이니까 선물을 받을 수 있고 엄마는 어른이라서 선물이 없어.”

“맞아. 엄마도 어릴 때는 산타한테 선물을 받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안 주시더라.”


‘아내의 언제부터 안 주시더라.’라는 표현이 순간 저를 생각에 잠기게 했습니다.

진짜. 언제부터 선물을 안 받았지? 분명 어릴 때 산타를 기대하며 지냈던 나의 모습이 생생한데,

언제부터 선물이 끊어졌는지 그 경계는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크리스마스 선물은 성인이 되어서도 주고받았습니다. 산타할아버지를 기대하며 그 마음이 사라진 것이 언제인지 그냥 그것이 사소하게 궁금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잠들기 전 내일을 기대하는 그 마음이 언제부터 사라졌을까요?

초등학교 전? 중학교 전?

도저히 지금 생각해서는 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화를 걸어 부모님께 물어봐도 소용이 없겠지요.


그러면서 한 가지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언제쯤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환상을 지금의 나처럼 접어두게 될까?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이 아이가 나와 같이 부모가 되어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게 될까?


중요한 것은 산타할아버지로 인해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같습니다.

아내도 아이의 선물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여러 번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았습니다.


‘00 이는 산타할아버지가 무슨 선물을 주시면 좋겠어?’


이 주제로 잦은 대화를 이어가고, 선물을 고르며 행복해하던 아내의 모습도 스치고,

그 선물을 기대하는 아이의 기대감도 저를 미소 짓게 하였습니다.

산타할아버지는 진짜 있는 것 같네요. 제 기억 속에서는 잠시 떠나 있다가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룬 지금 다시 이렇게 우리 집에 오시려나 봅니다.


모두 2023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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