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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은 언제 하나요? -2

아이들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하세요.

by 성숙한 영미샘

그렇다면 과연 성/관계 교육은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성에 오히려 빨리 노출시키는 것일까요?


정답은 NO. 전혀 아닙니다.


성/관계 교육은 예방교육입니다.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심폐소생술은 알고 있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성/관계 교육은 아이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신체, 심리 발달을 배우고, 세상으로부터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도록 교육받는 것입니다.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해서 사람들이 쓰러진 사람을 찾으러 다니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성/관계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호기심이 건강하게 해소된다면 아이들은 편안해합니다. 오히려 모르는 상태나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은 크게 만 3-6세에 폭발적으로 나타나며, 그 후 사춘기에 접어드는 Grade 4-9 학년시절에 다시 호기심이 활발해집니다(개인차 있음). 호기심이 많아지는 시기는 아이들의 신체와 뇌가 성장하는 시기와도 맞물립니다.


이 두 시기는 ‘나는 누구인가?’를 탐색하는 시기입니다. 혼돈의 시기이죠. 미취학아동의 경우 돌을 전후로 걸음마를 배우고 세상을 걷고 뛰고 탐색하면서 나와 타인이 다른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만 3세 즈음이 되면 ‘나’의 존재에 대한 탐색이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많이 공감하시겠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남녀 신체의 다름과 생명의 탄생에 관한 호기심이 나타납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호기심에 양육자가 나이에 맞는 적절한 대답을 해준다면 아이는 호기심을 시기 적절히 잘 풀면서 커 나갈 것입니다.


두 번째 성적 호기심이 폭발하는 사춘기 시기는 유아기의 호기심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의 정신연령과 지적능력이 함께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성호르몬이 폭발적으로 분비되면서 신체가 어른의 몸처럼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신체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증가하게 됩니다.


내적으로도 어마어마한 감정의 파도가 휘몰아치며 자아를 탐색해 나가게 됩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조금 더 철학적인 고민을 해가는 시기이기도 하죠. 몸과 마음이 급격히 자라는 사춘기 시기에 자신의 변화가 건강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나이에 맞는 성/관계 교육을 통해 개개인만의 가치와 경계를 설정하여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아이들의 호기심 또한 건강하게 해소될 것이라 믿습니다.


자녀가 건강하게 자라서 꽃 길만 걷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부모인 우리의 품을 떠나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때 행복이 가득하고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면서 친밀한 관계 안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정말이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것 같습니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건강한 신체와 마음을 가진 성인으로 자라나길 바라며, 행복한 인간관계를 통해 삶의 충만함을 느끼며 살아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본 내용은 싱가포르 교민 잡지 코리안 월드 2022년 5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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