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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은 언제 하나요? -1

아이들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해 주세요!

by 성숙한 영미샘

“우리 아이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주위에서 듣거나 보는 게 생기는 것 같아요. 성교육받고 나서 괜히 몰라도 되는 것을 빨리 알게 하는 건 아닌가요?”


제가 12여 년 전 처음 푸른 아우성에서 성교육을 시작했을 때는 양육자들께서 이런 질문을 종종 주셨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아이에게 괜히 일찍 개입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있었죠. 아직 이러한 걱정이 사라지진 않았지만, 요즘에는 많은 양육자들이 아이들의 신체 발달에 따른 연령별 성/관계 교육이 꼭 필요하고 피해 갈 수 없는 온라인 채팅과 음란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 내기 위해 시기적절한 성/관계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성/관계 교육이란 무엇인가?


성/관계 교육을 단순히 성관계만 생각한다면 불편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성/관계 교육을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사랑을 교육하고, 섹스는 관계 안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로 인식한다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할 부분이 무궁무진 해집니다.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좋은 인간관계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 관계 안에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관계 안에서 중요시되어야 할 나만의 가치는 무엇인가?’ 이렇게 넓은 시각으로 성을 바라볼 수 있게 시야를 넓혀주고, 건강한 관계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 나가는 것인지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관계 안에서 자신만의 건강한 경계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관계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바깥세상의 위험을 알게 하고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올바른 성/관계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관계 안에서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어려움보다는 행복감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죠.


성/관계 교육이 왜 중요한가?


인간은 사람과의 관계없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다양한 관계 안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 괜찮은 사람이구나’를 느끼고 확인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 필요로 하고 추구하는 본능입니다. 다양한 인간관계 중에서도 나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긍정적 피드백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빛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긍정적 피드백은 칭찬이 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로는 친밀한 관계 안에서 ‘무조건적 사랑’을 충분히 느끼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의 핵심은 바로 이 ‘사랑’ 이기 때문에 아이가 탄생해서 커가면서 경험하고 보는 모든 과정이 성교육인 것이죠. 단순히 생리주기를 배우고, 피임방법을 배우는 것이 성교육이 아닙니다. 사랑을 알고, 인간관계를 배우는 큰 틀이 성/관계 교육입니다. 가정에서는 사랑으로 아이를 키워내면서, 교육기관에서는 연령별 신체발달과 호기심에 맞는 성/관계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발달과 건강한 호기심에 해답을 주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며, 나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친밀한 존재는 양육자이지만, 학령기로 접어들면서 친밀한 대상이 친구로 옮겨가게 되고, 성인으로 커가면서는 애인, 배우자로 대상이 자연스럽게 바뀌게 됩니다. 사랑하는 내 자녀가 커서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통해서 편안함과 안락함, 사랑을 충만히 느끼길 바라는 것이 우리 부모들의 궁극적인 바람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어나기부터 아이가 독립하기 전까지 공부를 하고 훈육을 통해 세상 사는 방식을 습득해 가는 것처럼 삶의 중요한 부분인 관계를 어떻게 하는지를 배워야 하는 것이죠.



*본 내용은 싱가포르 교민 잡지 코리안 월드 2022년 5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나누어 올리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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