눕고 싶다

나의 수평적 삶을 위해

by 무엇이든 씁니다

우리 집 여름이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잔다. 아기가 자는 모습이 엄마에게 천사같듯 반려견이 누워 자는 모습도 그에 못지 않게 평화롭다. 방석이 따로 있는데 왜 찬 바닥에 누워서 잘까, 넓은 집도 있는데 왜 저 좁은 곳에서 잘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만둔다. 인간인 내 생각일 뿐, 여름이는 지금 이 순간 경계 임무를 내려놓고 완전 무장해제한 채 가장 편한 장소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 자는 것이리라.


오늘은 나도 저렇게 눕고 싶다. 누구나 눕지 않을 수 없지만, 오늘처럼 간절하게 눕고 싶을 때가 있다. 누운 상태만큼 편안한 자세가 어디 있을까? 몸에 가장 적은 저항이 가해지고, 가장 힘이 덜 들기도 해서 경직된 몸은 이완되고 꽁한 마음도 스르르 풀어진다. 누우면 소 된다는 말, 정말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특히 낮부터 누워 있다가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받는다. 농업적 근면성이 칭송받던 우리 사회에서 누운 자세는 늘 푸대접을 받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적 요구와 문법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무언가를 계속 노력해야한다는 강박,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움켜쥐었던 것을 모두 내려놓고, 골몰했던 생각 또한 그냥 떠다니게 나두고, 좀 수평적으로 살고(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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