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텃밭 해설
농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발걸음은 부지런함, 애정, 관심을 말한다. 이 말이 수사적 표현만이 아닌 게 뒷집 할머니를 보면 정말 그렇다. 비가 오는 날에도 할머니는 우산을 쓰고 여기저기 구석구석 다니며 텃밭을 살핀다.
비가 그치면 할머니는 풀을 뽑는다. 비가 와서 땅이 젖은 날에는 풀이 잘 뽑힌다. 일단 호미질이 필요 없고, 쭈그려 앉을 필요가 없다. 서서 맨손으로 쑥 잡아 올리면 뽑힌다. 오늘 같이 흐린 날에는 해도 없어서 얼굴 탈 일도 없다. 비 온 뒤에 풀을 뽑는 일은 바짝 마른땅에 쪼그라고 앉아 호미질로 풀을 뽑는 일(김맨다)에 열 배, 스무 배쯤 편하다. 그러니 비 온 뒤에 부지런히 나가서 풀을 뽑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