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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잎 Jul 29. 2022

오월의 청춘

KBS2 / 2021년 5월 3일 ~ 2021년 6월 8일 / 12부작


김명희(고민시)   황희태(이도현)  이수련(금새록)  이수찬(이상이)     


어떻게 풀어낸들 오월 광주를 온전히 얘기할 수 있을까.

누구든 말할 수 있지만 누구도 다 말할 수 없고, 누구도 제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TV드라마로 오월의 이야기를 풀어볼 용기를 냈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연출과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오월 광주에 대해 많은 연구와 재조명이 있어왔다.

그중 5월 18일부터 시작된 항쟁 기간 동안 해방구로서의 광주가 어떠했는지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 민간인 가릴 것 없이, 가진 자 못 가진 자 할 것 없이, 집주인 세입자 할 것 없이, 대학생 노동자 할 것 없이 광주라는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 하나로 서로에게 베푼 동지애와 인간애에 대해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언제 군인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내것을 헐어 이웃을 돌본 사람들이다.


이 드라마는 그런 광주를 그리고 있다.

고증도 제법 잘 되어 담백하다.

심지어 청춘 로맨스다.

오월 광주라고 투쟁과 죽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니 로맨스도 당연 있었을 것이다.

다만 로맨스보다는 청춘에 방점이 찍혀있다.

청춘이란 아름답고 뜨겁지만 순수하고 서툴기도 한 것.

명희가 끝내 광주를 떠나지 못하고 희태가 끝내 명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서툴고 순수하고 뜨거웠기 때문이다.

청춘의 로맨스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

이루어지는 순간 청춘 로맨스가 아닌 통속 로맨스가 되기 때문이다.

극 초반부터 짐작은 했으나 누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내도록 마음 졸일 수밖에 없었다.

명희든 희태든 너무나 가슴 아픈 청춘이기에.     


드라마 때문에 잠 못 이루는 경험을 오랜만에 했다.


<사족>

1. 배우들 사투리 완성도가 아주 높다. 연기를 매우 잘한다.

이상이와 금새록은 한예종, 이도현은 중앙대 연기과 출신이다. 고민시는 학력을 공개하지 않는 듯한데 연기는 잘한다. 요즘엔 어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하고 대학에서 연기 전공을 해야 제대로 된 주연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2. 제작 : 이야기 사냥꾼 – 스튜디오 드래곤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촌스러운 신선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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