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고양이 수염이 난 시대

한때 그의 수염까지도 지독히 사랑했던 한 여자의 연애 이야기

by 연이

오늘도 휴대폰 화면엔 알림이 어김없이 쌓여 있었다. 이제 새미는 메시지를 확인해보지 않아도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다. 화면을 슬쩍 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시대의 계절’에 대한 기사였다. 대학 시절, 시대랑 사귄다고 “눈이 어디에 달렸냐”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가 잘 나간다고 “헤어진 거, 좀 아쉽지 않냐”는 식으로 말을 걸어오다니.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새미는 그런 소식을 피하고 싶었지만, 매일같이 기사를 모니터링하는 건 홍보대행사 직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기도 했다. 그러니 아무리 시대의 이름을 외면하고 싶어도, 하루에 한두 번은 어김없이 그의 소식을 마주쳐야 하는 신세였다.


기사들에 따르면, 시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디밴드‘시대의 계절’로 대히트를 쳤고, 그들이 낸 노래는 몇 달째 차트에서 내려올 줄 몰랐으며, 저작권료만으로도 역대급 연봉을 찍고 있었다. 예능에서는 유명 여배우와 찰떡 케미를 보여주더니, 곧 혼자 사는 삶을 다룬 리얼리티 프로그램에도 출연 예정이라 했다.


한 번은 시대가 자신의 과거 사진에 조롱 섞인 멘트를 듣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예능 클립을 보게 됐다. 새미에게는 무척 익숙한 웃음이었지만, 그 얼굴엔 늘 익숙하던 무언가가 사라져 있었다. 바로 그의 얼굴 절반을 덮던, 하얗고 큼지막한 야생동물 같은 ‘위스커’였다. 아무리 봐도 수염이 없는, 화면 속 반질반질하고 세련된 얼굴의 시대는 낯설기만 했다.



*웹진 <문예마루> 신인상에 실린 제 소설 <고양이 수염이 난 시대>의 일부입니다. “위스커”라는 상징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사랑이란 무엇이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자 했는데요.


시대와 새미, 그들의 이야기 전문은 아래 웹진 주소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munyemaru5/22419932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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