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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싶은 날

그런 날이 있다.


리스트를 정해서 무언가 바쁘게 하고 있는데, 머릿속 어딘가에서 글감들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그런 날.


그럼 나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브런치 창을 열어 간단하게라고 머릿속 어딘가에 떠나는 글감을 옮겨 적는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브런치에 짧게라도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보니 어지간히 글을 쓰고 싶었나 보다.


그런 날이 있다.

글이 고픈 날.


인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 리무진버스 안

아침 8시 4분.

비가 개어 약간은 습해보이만, 촉촉한 느낌이 드는 밖을 보며 글을 쓰고 있다.


가끔 누군가의 글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사람은 글을 써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무엇이라도 밖으로 뱉어 내야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나 또한 그런 것처럼.


머릿속에 다니는 글감들을 모아 글을 쓰고 나니 좀 살겠다.


글배우 작가님의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라는 책에서 행복의 정의를 내가 집중되는 순간을 만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 구절에 형광펜으로 줄을 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 몸이 피곤할 때 30분 알람을 맞추고 운동을 할 때는 그 30분은 왜 이리도 안 가는지, 알람을 잘못 맞춘 건 아닌지 몇 번을 핸드폰 알람을 다시 열어서 확인해보곤 한다.


하지만 우연 글감이 떠올라 글을 쓰는 순간은 한참을 글을 쓰다 우연히 시계를 보면 2시간이 지나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집중되는 곳.

브런치가 나에겐 행복을 주는 공간임이 틀림없다.


글을 잠시 쉬는 시간 동안 나는 많이 성장했다.

'처음'이라는 막연히 보이지 않는 두려움의 실체를 만났고, 경험해 보니 막연한 두려움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익숙하지 않았던 자리는 점점 익숙해졌고, 나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이 경험치가 좋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다시 리무진으로 돌아왔다.


'이제 비행 준비해야지?'


나를 행복하게 한 글을 썼으니, 조금은 하기 싫은 비행 준비도 A4용지에 빼곡히 적어 내려가보자. 내가 행복한 순간들이 있는 비행과 스테이션이 기다리고 있으니.


가자.
나를 설레게 하는 일터로.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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