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놀이터 디자인과 컨설팅을 합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더 재미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어떤게 재미있는지, 내가 보기에 재미있어 보이는 것과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놀이터의 주인공은 아이들이지요. 그래서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했습니다.
처음에는 내 아이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하다가 함께 노는 아이들, 다른 연령의 아이들, 그들의 부모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서 놀이터가 얼마나 중요한 장소인지 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시기에 자기 몸에 대해 파악하고, 자기 몸을 돌볼 줄 알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놀이터를 약간 위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을 통해서 작은 실패를 통해 다음 단계로 발전하고, 자신의 신체능력을 자신이 느끼고 파악하고, 도전할 수 있는 정도를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하며, 다양한 상황을 통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게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인지를 스스로 깨닫고 계획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중요한 장소를 위험하면서 안전한 놀이터를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놀이공간 디자인과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점차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 즉 예를 들면 놀이기구가 안전하게 만들어지는 것부터가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고, 안전한게 만드는 안전 기준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튼튼하게 설치한 삐뚤빼뚤 나무 다리는 안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만든것이 튼튼하고 안전한 걸까요?
이에 대해 독일사람들은 일찍부터 고민을 해 왔고, 안전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독일의 표준안전기준은 유럽의 기준이 되었고, 지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미국, 러시아, 영국 등 많은 선진국에서 그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이후 빨리 성장, 발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아래 미국에서 만들어 놓은 놀이터 세트를 가져와 하나씩 툭 툭 무심코 놓았고, 공부에 집중하느라 놀이는 당연히 무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해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경제적, 문화적 여유가 생겼고, 아이들의 성장의 중요성, 놀이교육의 중요성, 공간이 미치는 중요성에 대해 잘 알게 되었으니 이제부터 좋게 바꾸고 잘 지으면 됩니다.
놀이터를 안전하게 지어서 아이들이 크게 다치지 않기를 바라고, 위험하고 재밌게 만들어서 자신을 스스로 잘 돌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성인이 되었을 때 갑자기 닥치는 여러 당황스러운 상황들에 지혜롭게 대처하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몸도 마음도 건전하게 단단하게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일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