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어떤 도시를 만들고 있는가

시민의 삶 속으로 돌아가는 공간들

by 이연재

덴마크 본사에서 한국을 방문한 Peter와 Jesper를 모시고 함께 최근 완공된 세 곳의 공간을 걸으며, 우리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도시의 태도’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닫혀 있던 땅 위에, 시민의 일상을 세우다


첫 번째 방문지는 서울 용산기지 내 과거 미군 장교 숙소 단지에 조성된 피트니스 공간입니다.

이곳은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 기지로 개발되었고, 1945년 이후에는 미군이 주둔하며 사용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크게 확장되며 오랜 시간 시민과는 분리된 공간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2018년 이후 단계적으로 반환되기 시작한 이 땅은 이제 시민을 위한 공공·복지 중심의 공간으로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도시의 전환점이 된 이 장소에 시민을 위한 웰빙 운동공간을 조성하게 된 것은, 단순한 프로젝트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역사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이 이제는 시민이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된다는 기쁨! 우리는 공간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열린 공간은 결국 열린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2. 한강, 시민들로 채워지는 아름다운 곳


두 번째 방문지는 광나루한강공원의 운동공간입니다.

서울시는 시민의 건강한 일상을 위해 이 공간을 야심차게 기획했고, 지금은 이미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공공공간은 단순히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되면서 완성됩니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모여서 소통이 더해질 때, 비로소 도시는 살아납니다.

우리는 그 연결되는 장소를 만듭니다.

사진출처: 네이버이미지

3. 자벌레 뱃속에 사는 수달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한강 옆, 자양역과 연결된 공공 실내 놀이터입니다.

최근 한강에서 수달이 다시 발견되고 있습니다.

수달의 존재는 깨끗해진 환경을 보여주는 상징이자, 도시가 자연과 다시 연결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놀이터에서 그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의 가치. 도시는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메시지를 놀이를 통해 경험하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놀이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사고를 넓히고 감각을 깨우며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방문은 시설을 보여주는 시간이 아니라,

도시가 어떤 방향을 선택하고 있는지를 함께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과거의 시간을 품고, 시민에게 공간을 돌려주려는 노력.

자연과 공존하는 이야기를 아이들의 놀이에 담으려는 시도.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우리는 더 나은 도시의 가능성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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