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의 능력에 맞추며 다룰 수 있고, 자신의 한계를 테스트하며 깨달을 수 있으며, 점점 더 어려운 단계 (한 손 놓기, 두 손 놓기, 턱 넘어가기, 빠른 속도, 장애물 지나가기 등)에 도전을 하게 되고, 그 도전을 이루었을 때 성취감을 맛보게 되며, 성장단계에 따라 점점 더 큰 자전거로 바꾸게 되는 기대감과 그에 따라 본인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자랑스러움을 갖게 해 준다.
물론 유산소 운동으로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되고, 페달을 돌려야 하니 다리의 힘도 키우게 된다. 그리고 야외로, 숲으로, 다양한 곳으로의 작은 여행을 어른들과 함께 즐길 수가 있다. 참 대단한 놈이며 아주 의미 있는 선물이 될 수가 있다.
자전거를 사고 두 번째 타는 날, 강민이가 말했다.
" 이 세상에서 제일 넓은 곳에서 자전거 타고 싶어!"
그래서 베를린에서 제일 넓은 공터를 찾았다.
Tempelhofer felde
1930년대 중반, 아돌프 히틀러가 베를린을 게르만족의 수도로 만들 계획의 일부로 크고 아름다운 공항을 지었는데, 그게 바로 템펠호프였다. 이때 지어진 중심 건물은 당시 지구 상에서 가장 큰 건물들 중 하나였다고 한다. 비록 2008년에 폐쇄되어 문을 닫았지만, 현재 베를린 시민들의 거대한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공항시설의 많은 부분 중 터미널은 물론이고, 심지어 활주로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 곳은 뉴욕 센트럴 파크보다 더 넓고 크기가 무려 100만 평이 넘으며 공원을 한 바퀴 돌면 총 6Km이다.
아마도 자전거 타기에 여기보다 더 넓은 곳은 없을걸?
공원에 도착해서 드넓게 펼쳐진 공간에서 휘청휘청 타기를 5분 후, 내 손을 떠나 혼자서 페달을 힘차게 돌렸다!
다시, 또 다시, 계속 도전!
태양을 향해 달리는 모습에… 왜 기분이 뭉클하지? 기분이 묘했다…
음.. 군대 보내는 기분이 이런 걸까? 아니.. 아기 오리가 처음 물 위를 헤엄칠 때의 엄마 오리 기분이 이럴까?
다시, 또 다시, 천천히, 그렇게..
밀어주는 도움 없이 혼자서 스타트를 성공해 낸 순간! 온 세상을 다 가진 표정!!
어제 처음 탈 때는 내가 뒤에서 잡아주었다. 내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면서..
나는 인천 용현동 주택가에 살았었다. 12살 즈음인가, 동네 친구인 금지랑 어른 자전거를 타며 연습하다가, 어느 순간 그 친구가 몰래 손을 놓았는데 모르고 계속 타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부터는 자신 있게 탔던 순간을 기억한다.. 우리 동네 유일한 놀이터가 있던 국일 아파트까지 타고 갔었다.
그래서 강민이도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여러 말하지도 않았고, 다그치거나 훈련을 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타고 싶다고 할 때 뒤에서 잡아줄 뿐이었다. 가고 싶은 방향대로.. 가고 싶은 속도대로..
나는 가방에, 겉옷에, 강민이 유치원 가방에.. 주렁주렁 달고 등은 땀으로 흠뻑 젖고. 힘을 바짝 주어 손가락이 아팠지만…
내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에, 혼자서 탈 수 있다는 저 뿌듯한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땀, 더위쯤이야.. 아무무렇지도 않았다. 손가락쯤이야… 부러지기야 하겠어? 좀 저리다가 풀리겠지~
쉬고, 구경하고, 먹고, 웃고.
이 넓은 100만 평 땅에서 강민이는 4시간을 계속해서 신나게 달렸으며, 나는 멀리서 따라다니다 보니 2만 걸음이 넘게 걸었다.. (아이폰이 참 친절하게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