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연재 Apr 21. 2020

해외 놀이터 연수, 놀러가는 거 아니죠?

오마이뉴스 2019년 7월.

 최근 5년동안 대한민국 여러 지자체, 단체에서 놀이터 개선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그에 따라 실제로 어린이 참여형 놀이터 프로젝트나 놀이터 국제심포지엄 개최 등의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한국의 공립학교나 지자체의 행정, 교육 관계자 등이 독일을 방문하여 놀이터 현장 연수를 다녀간 사례가 종종 있다. 하지만, 연수나 견학 이후로 실제에 적용하여 진행한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냥 단순히 눈으로만 담아가서일까? 독일 놀이터는 이렇구나..더 좋구나.. 자연친화적이구나…그리고 끝인가? 아니면 실현화되기에는 한참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걸까? 

 이제는 놀이터의 필요성이나 어떤 놀이터가 좋은지 등의 개념적인 인식 개선 단계를 발판 삼아 그 다음 단계로 가야 할 때이다. 법적인 부분, 기술적인 부분 등을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

독일 놀이기구회사에 방문한 지자체 사람들

 독일의 놀이관련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한국에서 오는 방문객들은 방문의 목적이 불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거나 요청하지 않아서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안내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방문 후 피드백도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솔직한 의견은 이렇다.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단지 Copy가 목적이지는 않은지 의심이 들어서
비즈니스하기가 꺼려진다


독일에는 좋은 놀이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멍청한 놀이터도 많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하게 즐겁게 뛰어 놀아야 한다는 관념이 놀이터 관계자들에게 점점 더 크게 인식 되어져 좋은 놀이터를 만드는 데에 고민하고 투자하는 도시와 학교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놀이기구 또한 진정한 어린이의 즐거움에 대해 고민하며 좋은 품질로 만드는 업체도 있고, 단지 상품성만을 목적으로 만드는 업체 또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공통된 점은 독일의 놀이터 안전기준 (EN1176/77)에 근거하여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기본 전제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놀이터와 놀이기구에 대한 안전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규정과 독일의 그것을 비교해 본 결과, 그 기준의 상세함과 일관됨은 독일이 더욱 까다롭고 구체적이다.


놀이터의 선진국, 독일로 놀이터 또는 놀이환경, 놀이기구 관련하여 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권고하고 싶다. 한국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의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자 오는 것이니 만큼, 부디 충분한 사전 조사와 한국의 현실에 반드시 필요하고,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가는 준비를 하기를 바란다.

차범근 감독이 축구 독일 연수에 대해 말했던 내용에 동감하며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수준 높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거기서 그쳐선 안된다. 연습을 통해 배운 것들을 직접 시도하고 확인해 봐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더 나은 놀이터를 위한 방향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