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 체험하다.
순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학교놀이터를 함께 만드는 워크샵을 진행하는 중이다.
교감 선생님께서 "급식 드시고 가시죠~" 하시는데, 선생님의 정을 나누고픈 마음이라는 생각에 팀원들과 지친 몸을 다시 바짝 세우고 급식실로 갔다. 내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게 내심 설레기도 했다.
두둥~~ 빽빽이 들어서 있는 개인 칸막이가 내게는 너무 답답해 보이고, 무섭기도 하고, 매일 여기서 식사할 아이들이 안쓰러웠다.
맞다. 나도 보통의 어른의 시선으로, 평소와 달라진 불편함에 불만가득한 마음으로 보았던 것이다.
아이들은 어디서든 논다. 무엇이든 가지고 논다.
나의 스승 귄터가 했던 말이다. 학교 급식실에 앉아서 한참을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피식 웃음이 나면서 문득 그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아이들 모습을 보는 게 계속 재미있었다.
아이들에게는 매일 똑같았던 공간에 변화가 생긴 것이 너무 신난 것이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놀이=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받아들이는 것 처럼 보였다.
하루 중, 답답한 마스크를 유일하게 벗는 시간이라 더 신나고! 배고프니 밥먹어서 신나고! 친구들과 마음 껏 떠들 수 있어서 신나는 시간! (내가 왜 그 단순한 생각을 못하고 겉 껍질만 생각했었지? )
내 눈에 처음 들어왔던 삭막한 개별 칸막이는 아이들에게는 전혀 다르게 보이고, 단순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 다시 둘러보니, 이 곳은 마치 거대한 미로같기도 하다.
아이들은 살짝 튀어나온 나사못의 부분을 마스크를 걸어놓는 용도로도 쓰고, 옆 친구의 말을 잘 듣기위해 몸을 돌려서 진지하게 대화하기도 한다.
칸막이마다 코로나 예방 생활수칙 스티커가 붙어있지만,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최소한만 지키고, 결국은 다르게 어른의 예상 밖으로 놀고 있었다.
역시, 아이들은 순수하고 직설적이며 단순하게 상황을 대하고, 어디에서든 재미를 찾으려 하며, 현실은 현실대로 받아들이는.. 그러나 그들은 그대로임을…. 참 멋진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