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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재 Aug 28. 2020

아이들은 왜 올라가려고 하는걸까?

Climbing, 오르기 놀이의 중요성

아이들은 어디서든, 자꾸만 올라가려고 한다.

기어가는 능력이 생겼을 때부터, 아빠의 배 위로, 쇼파로, 식탁으로, 계단으로 무조건 올라가려고 한다. 

그 올라가려는 본능으로 무작정 돌진하다가 내려올 줄을 몰라 울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떨어져서 다칠 때도 종종 있다. 엄마가 내려놓으면 또 올라가고, 데려다 놓으면 또 돌진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왜 일까?


 행동과학에 근거한 인간이 어딘가를 올라가는 건 생존을 위한 본능? 옛부터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오두막집을 짓거나, 정글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고릴라....

그러고보니 어릴적에 '킹콩'이라는 영화에서 고릴라가 정글 꼭대기에서 노을을 바라보던 모습과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에 올라가 화내던 장면이 생각난다.  그런데 고릴라는 왜 그렇게 올라갔던 걸까? 

아마도 다양한 해석이 있을 것으로 본다. 


나는 놀이터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놀이중심의 관점을 이야기 해 보겠다.

아이들에게 올라가기 (climbing)은 단순히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Climbing의 가장 큰 매력은 아이가 위험을 무릎쓰는 움직임이다. 

올라가기 위해서, 아이는 온 몸의 모든 근육을 쓰며 조절해야만 한다. 

추락으로부터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극도로, 아주아주 초집중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그 순간에, 그 놀이에, 자신의 몸의 움직임에 푹 빠지게 되고, 그 놀이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짜릿한 즐거움은 오래가게 된다. 

아이의 뇌가 풀가동되고 있는 중이다. 

두 손과 두 발의 정교한 조절이 필요하므로, 지금 이 순간의 움직임을 위한 계획 외에 다른 생각이나 다른 행동은 전혀 할 수가 없다. 

아까 엄마한테 혼났던 생각을 할까? 집에 가서 닌텐도 게임 중 어떤 걸 할까는 생각을 할까? 만약 잠시, 다른 생각에 잠겼다가는 휘청하고 위험한 경험을 할 테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느꼈을 것이다. 



아이에게 어딘가에 올라가서 몰래 훔쳐보는 일은 얼마나 재밌는 일인가? 

커다란 바위 위에, 높은 나무 위에, 길다란 사다리 위에.....

평상시에는 아래에서 올려다 보기만 하던 높은 곳에 앉아 있을 때 씨익 웃으며  느낄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용감하고 대단하다는 기분을!



부모는 아이의 본능을 억누르며 "올라가지마! 안돼!" 하지 말고, 뭔가 해야겠다면,

올라가는 수단 (예를 들면 사다리) 을 흔들리지 않게 꽉 잡아준다거나, 가까이에서 도와줄 타이밍이 언제일지 기다리면서 지켜보다가 위험함에서 구해 주는 것 정도 하면 되겠다. 


                                             아이들이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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