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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재 Sep 14. 2021

12,240분-코로나로 빼앗긴 놀이시간

재난지원금 돈 말고, 놀 시간을 주세요!

2020년 5월이였다. 강민이의 초등학교 안내문을 받았다.

4장의 안내문 중에 내 눈을 동그랗게 만든 것은 단 한 장이였다.

'코로나 대응 임시 일일 교육활동 시간 변경'

수업시간은 40분에서 35분으로 단축

쉬는 시간은 10분에서 5분으로 단축

중간놀이시간 25분 삭제

점심 식사시간 50분에서 45분으로 단축.

결국 6교시 기준 수업시간은 총 30분, 쉬는 시간은 총 55분이 사라졌다.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황금같이 귀한 쉬는 시간이 약1시간이나 증발 해 버린 것이다!!!!


당장 학교로 전화를 걸었다. 교내 코로나 감염확산 방지 차원에서 임시적으로 정한 학습일과표라고 했다. 그럼 언제까지이죠? 교감 선생님의 대답은...............................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요!' 였다.....

UN 아동권리위원회와 국내에서 조례 지정한 '아동의 놀 권리'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

대한민국 교육부에 전화를 걸었다. 교육활동 시간 변경은 각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고 한다. 제주도 교육청에 전화를 걸었다. 각 학교의 교장이 결정하도록 자율권을 주었다고 한다.

대부분이 교장들이 교내에 머무르는 시간을 단축시키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코로나 이전 때보다 하교를 일찍 한다고 해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곳에서 놀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학원 스케쥴은 그대로이고, 더 추가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미 시키는대로 다 하면서 코로나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마스크를 한 번도 벗지 않는다. 식사 시간에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짝지어 놀지 않는다. 실내체육활동도 하지 않는다. 술래잡기도 하지 않는다. 놀이터도 금지라서 놀이터에서도 놀지 않는다. 쉬는 시간에 친구랑 잠깐 이야기 나누고 있으면 떨어지라고 해서 어제 뭐했는지 물어보지도 못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방역을 핑계로 실내에 가만히 앉아있게만 하지 말고, 집으로 일찍 보내려고 하지 말고 놀이시간을 충분히 확보 해 주어야 한다. 


어른들은 어떠한가? 근무시간 내내 마스크 쓰는 게 힘들어서 자율적으로 쉬는 시간을 가지며 흡연도 하고, 간식도 먹고, 점심시간에는 동료들과 신나게 이야기하고 산책을 하기도 한다. 코로나블루로 정신상담을 받고 난리다. 아이들은 코로나블루라고 하면 그냥 사춘기라고 한다. 과연 어떤 회사나 공공 기관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단축 시킨 곳이 있을까? 왜 아이들의 것은 의견도 묻지 않고 그렇게 쉽게 뺏어버린 걸까?


원격으로든, 교체 등교로든 수업 진도나가기는 급급하다. 진도를 다 못나가면 5분의 쉬는시간마저도 없이 넘어가자고 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아동의 학습권 뿐만 아니라 놀 권리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의 놀이는 원만한 교우 관계 형성과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고, 소통과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친밀감도 쌓고 생존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실내공간이 안전하다는 이유로 바깥놀이를 없애지 말고, 환기를 더욱 자주 하자!

거리두기 및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활동 가능한 놀이의 연구와 개발하자!

놀이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기 어렵다면 놀이시간을 확보하여 양적 수준을 보장하자! 

산책, 등산 등 외부 자연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활동을 권장하자!


1년 전 그때, 학교와 교육청에 임시적이라는 안개로 무조건 금지조항만 만들지 말고, 장기적으로 보고 대체가능할 대안을 고민하고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자,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년이 혼란스럽고 급하게 적응하는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부터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 새로운 교육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 잘못된 것은 고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고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된 일상을 회복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아이들은 이미 12,240분의 놀며 자라는 시간을 빼앗겼다. 

재난 지원금은 엄마 아빠에게 가지. 아이들한테까지 오지 않는다. 

돈 말고 놀 시간을 달라!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원래 가진 것을 지켜지기를 바랄 뿐이다. 아이들이 폭발하기 전에!

시간만 있으면 논다. 놀면서 스스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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