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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킴 Aug 12. 2021

홈 스윗 홈

계속해서 생각해보는 작품의 의미와 정체성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가진 힘과 우리가 느끼는 행복과 불행, 그 모든 것의 유일한 근원은 마음이다. 내가 가진 지식은 누구나 얻을 수 있지만 내 마음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베르테르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마음’이라고 말한다. 나 또한 작업을 통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home sweet home>을 통해 나의 세상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작품 속 집이라는 소재는 단순히 물리적인 측면에서의 동시대 생활상이 담긴 구조물 그 이상으로 작용한다. 집은 현대인들에게 개인화된 장소로서 사랑과 평화 그리고 안락의 의미를 가진다. <home sweet home> 이 현대인들에게 지친 하루 끝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치유 및 확장시키는 의미를 갖길 바란다.


작품 속 나의 집은  좋아하는 소품인 토템들의 구성을 포함해 일상 속 비슷하게 반복되는 풍경을 통해 과거의 사랑했던 순간 속 추억을 상기시키고 지친 현재의 마음을 안락하게 치유하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공간이 된다. 


작가의 집을 재현한다는 것은 개인의 정체성이 가득하면서도 내가 살아가는 시대를 반영한 기록물을 의미하고 또 다른 의미의 자화상을 상징한다.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가 작품으로 표출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실과 행복 그리고 희망을 오가는 이 공간을 배경삼아 내게 찾아오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려야해.'


<home sweet home>은 나의 삶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면서 일상을 끊임없이 기억하고 상기시키는 과정으로 집 사진을 기록하며 시작이 되었다. 갑자기 찾아온 병환으로 하루의 대부분 시간동안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 매일 마주하는 내가 속한 '집'이라는 공간과 풍경을 통해 당장의 현실을 부여하면서도 더 나은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을 다짐하는 것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그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잔 프레이저는 <문을 열며>에서 "아주 평화로운 환경에서도 고통스러울 수 있으며, 위험하고 소란스럽고 부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환경에서도 온전한 평화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작품 속 식물들은 항상 만개한 모습으로 강한 생명력을 의미한다. 식물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와 살아있는 푸른 모습은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식물은 실제 작가가 매주 가족을 포함한 지인들에게 받은 선물로서 작가 내면의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고, 삶에 대한 갈망과 희망 등을 식물에 투사(投射)하여 자아와 동질성을 형상화하고 일상을 계속해서 영위하고자 하는 의지를 식물을 통해 보여준다.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유희열 씨는 출연자들에게 "우리가 왜 특별한 날에 꽃을 선물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영하 작가는 "저의 생각으로 볼 때 집에서 꽃을 키워보니까 꽃을 비싸게 받는 이유가 있더라. 꽃 키우기 너무 힘들다. 꽃 한 송이가 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예요.식물이 꽃을 피운다는 것은 온 힘을 다해야 하는 것이죠. 물도 충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서 진짜 온 힘을 다해서 쫙 피워 내는 거예요"라고 했다."

그리곤 "(꽃을 피운다는 것에) 식물의 운명이 걸려있죠. 아름다워야 하고 벌이 날아와야 되니까요"고 덧붙이며 "그런 걸 생각해보면 졸업식이나 이럴 때 축하하면서 꽃을 주는 것은 네가 그동안 여기 도달하기까지 겪은 수고, 고통.. 힘듦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다"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피워서 만나게된 매 주 꽃들을 통해 내 삶 대한 성찰과 희망을 다짐하게 된다. 

나도 지금 내게 주어진 고통과 시련, 힘듦을 이겨내 꽃을 피워야겠다고.






집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며 이러한 공간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 일상을 더욱이 소중히 여기게 된다. 집 풍경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과 동시대 생활상 반영이라는 사실주의 화풍을 담아내며 작가 자신이 작품 세계의 중심이 되어 일상을 희망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모모킴 작가는 미디어에서 보이는 수많은 상업적 이미지인 광고, 영화, 애니메이션, 포스터 등에서 영향을 받아 마치 하나의 상업 이미지와 같이 직관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순수예술과 일러스트레이션 사이의 모호한 그 조우를 연출함으로써, 장식적 요소가 다분한 키치함을 보여주면서도 클래식한 아트워크의 경계를 무너트린다. 작품 속 배경은 작가의 은유적인 공간이자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며 현대인들이 상실되어 느끼는 집의 심리적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공간 속 희망으로 표출된 타협하지 않는 컬러의 향연들이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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