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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Dec 14. 2016

'워너비바디' 세계 1위
김혜영 선수를 만나다

디스크가 맺어준 인연 - 재활로 시작한 웨이트, 세계 1위까지

지난 달 아일랜드 땅에 태극 물결이 울려퍼졌다.


11월 7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NABBA WFF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김혜영 선수가

정상에 우뚝 서 태극기를 번쩍 들어올렸다. 


동양의 선수가 그것도 

피트니스 대회가 도입된지 불과 몇년 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160cm의 자그마한 선수가 해낸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몇 년 새 피트니스 붐이 일기 시작해

세계 대회에서 입상한 게 대수롭지 않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영국은 미국과 함께 보디빌딩 대회의 100년 역사를 자랑한다. 

넓은 땅덩이만큼 선수층도 굉장히 두텁다.


대한민국에서는 겨우 2010년대 초반부터 조금씩 움이 트기 시작해

지난해 머슬매니아 대회에서 유승옥, 레이양 등 선전과 활발한 매스컴 활동으로

피트니스 대회가 알려지고, 이 시장 또한 점점 커지는 추세다. 


그만큼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피트니스 선수 선발 기준, 무대 포징 등 

선수가 되기에 필요한 각종 정보도 부족할 뿐더러


세계 피트니스 대회는 사실상 서양인들의 축제같은 곳으로 

이들의 이른바 '텃세'로 인해 

동양인들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란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김혜영 선수는 이 모든 악조건들을

단지 노력과 실력만으로 이겨냈다.


자그마한 체구에도 불구, 

압도적인 바디와 포징으로 

선천적으로 골격은 물론, 근질, 비율 등을 타고난 

서양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섰다.



*NABBA WFF 대회는 NABBA(National Amateur Bodybuilders Association)와 WFF(World Fitness Federation)피트니스 국제 대회로 100년 역사를 자랑한다. 이번 대회는 월드 챔피언십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됐다. 




학창시절 대한민국 태권도 유망주였던 김혜영 선수는

예기치 못한 교통 사고로 무릎을 다쳤고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접어야 했다.


재활을 위해 웨이트를 시작한 김혜영 선수,

그렇게 그녀와 쇠의 인연은 운명처럼 시작됐다.  


3년차 트레이너인 김혜영 선수는

2014년 첫 대회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겨우 23살의 나이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의 반전 몸매로,

오랜 기간 운동을 해온 선수들 사이에서

'워너비바디' 김혜영 선수는, 독보적인 근육미를 보여줬다.


몸을 심사하는 대회다보니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을 수밖에 없어

'야하다'든지 '헐벗는 대회'라는 등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녀는 그런 논란을 잠재우기 충분했다.


장담컨대,

옷은 옷일뿐

어떤 누구도 그녀를 보고

결코, 

'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손가락으로 찔러도 들어갈 것 같지 않은 탄탄하고

너무 과하지 않은 크기에 조각조각 갈라지는 근육은

마치 살아있는 근육해부도처럼 감탄을 자아낸다.


또 여성도 "이렇게 강렬하게 아름다울 수 있다"며

입을 떡 벌어지고 바라보게 만든다.  


당당한 워킹과 절제된 포즈,

시종일관 여유있는 표정은

관객들을 매료하기 충분했다. 


2013.14.15.16 4년 동안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상·하반기 모든 대회를 독하게 준비한 그녀였지만

매번 2등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다 일을 잠시 멈추고

피트니스 선수로서 전문적으로 웨이트와 인체 구조, 근육 등을 공부하면서

똑똑한 운동을 연구했고

지난해 드디어 아시아 1등 자리에 올랐다! 


나바코리아 최연소 심사위원이 된 그녀는

이후 그녀는 본격적으로 선수 양성에 돌입했다.

나바코리아 심사중인 김혜영 선수


'워너비바디'에 걸맞게 

피트니스 선수 훈련팀인 '워너비즈'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챔피언을 탄생시킨 '워너비리더', '워너비코치'로 자리매김 했다.


김혜영 선수는 천편일률적인 운동과 포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에게 특화된 훈련으로

각자 얼굴과 체형만큼이나 다른 근육들을 돋보이게 잡아주고

개성을 살리는 포징으로 무대에서 최고로 만들어 주고 있다.



어린 나이에 공인 심사위원이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녀의 꿈은 뭘까?


그녀는 

"없다" 고 말한다.

 

다만, 

"어렵지만 가능한 목표치를 잡을 뿐"

2016년 11월, 4년 만에 '세계대회 1위'라는 목표를 달성한 김혜영 선수는

"나보다 훌륭한 제자를 만드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말한다.

그리고 미국과 영국처럼 '피트니스 선수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단다.


자신 또한 '월드 프로(PRO)' 무대의 '진정한 챔피언'이 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별들의 경쟁에서 진정한 별이 되는, 

'1등'들과의 대결에서 또다시 태극기를 번쩍 들어올리는 날을 위해

그녀는 오늘도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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