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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Jul 13. 2018

긴자 명품 거리에 우뚝 솟은 문구점, 이토야

https://youtu.be/xgGSZjdWDS8[도쿄여행] 루이비통 옆 문방구, 이토야 긴자점


도쿄 긴자는 임대료가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일본에서는 가장 비싼 곳으로 알려져있다. 루이비통,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이름만 들어도 돈내음이 물씬 풍기는 명품 거리다.  

이곳 한복판에 유독 빨간 클립을 단 간판이 눈에 띈다. 명품 거리서 클립을 판다는 얘기? 클립뿐만 아니라 각종 문구류로 가득한 건물이 긴자 한복판에 우뚝 솟았다. 10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구백화점. '이토야'다.

불가리, 티파니 매장 사이, 손가락이 가리키는 '빨간 클립' 바로 이토야 문구점이다.

지하 1층부터 12층까지~ 문구 '백화점' 수준이다.  

1층은 GROND라고만 돼있는데, 입구부터 저렇게 예쁜 부채와 편지 봉투 등이 진열돼 있다.

1층 한켠의 카페, 무더운 날씨에 레모네이드가 어찌나 반갑던지..7월의 도쿄는 서울보다 2~3도가량 더 더웠다. 레모네이드 한 잔 손에 들고 곧바로 2층으로 향했다.

2층은 LETTER. 화선지같은 질감의 편지지부터 까슬까슬한, 맨들맨들한, 어루만지기만해도 기분 좋아지는 편지지가 재질별로 다양하게 진열돼있다.편지지만 해도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세로쓰기 편지지도 독특했다.

꽃, 음표 등의 문양을 새겨넣은 편지지. 사진엔 없지만 에펠탑, 런던아이 등 세계 명소들을 입체적으로 넣은 편지지도 눈에 띄었다. 사고 싶었지만.. ㅎㅎ 종류가 너무 많아 선택 장애가 일어난데다..값이 결코 싸지 않다..ㅎㅎ

종이로 만든(?) 듯한 가방. 첨엔 가방같긴 한데..너무 힘이 없어보여...뭔가 한참 들여다봤는데, 가방이 맞았다. 일단 종이같은 재질이여서 굉장히 가벼웠고 여분 가방으로 막 한 켠에 쑤셔넣고 다니기(?)도 괜찮을 듯 하다.

열심히 들여다보는 우리 귀요미 남편님.

3층 DESK. 만년필로 가득하다. 그것도 고급진 만년필.
가격이.. 만년필이 비싸다는 건 알지만..최소 30만원대부터
1500만원짜리도 있다. 그제서야..이 명품거리에 문구점이 있는지 이해가 가더라. 만년필이 명품백 가격;; 차 한대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4층 스케줄. 다이어리로 가득하다. 카테고리 별 속지도 크기, 재질별로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5층 Travel. 여행과 관련한 모든 것이 다 있다. 가장 기분 좋은 층이랄까. 여행왔으면서도 또 여행가고 싶은 맘이 드는 곳. 여행은 진리다.  

저렇게 세트로 한번쯤은 사보고 싶은데.. ㅎ 근데 여행가방에 넣을 것도 많은데 저걸 다 넣기도 참 힘들 것 같아서..

6층 home. 주방용품은 물론 집을 꾸밀 수 있는 아기자기한 것들이 예비맘의 눈을 사로잡는다. 집을 저렇게 꾸며놓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ㅎㅎ 돈보다도 살림에 별 소질이 없어서... 사놓고도 이 예쁜 것들을 마음껏 활용하지 못할 것 같은 그런 생각에... 다음 층으로 고고.

6층에서 실용템 발견. 안경을 저렇게 접을 수 있다.! 핸드백에 넣고다니기도 편할 것 같고, 가끔 안경을 깔고 앉는데;;; 저렇게 테가 접어지면 덜 구부러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ㅎ물론 안경은 깔고 앉는 게 아니다..정리정돈을 잘해야지ㅠㅠ

7층 FINE PAPER.
6층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오자마자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 곳. 마치 무지개가 핀 것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웠다.

벽면을 그라데이션처럼 장식돼있다. 원하는 색을 찾으라는 것 같은데, 아래 위 사진을 가로로 나열하고도 카메라에 다 담지 못할 만큼 많은 색들이 눈부시다. 수많은 색깔 하나하나마다 이름이 있는 것도 신기하고 다 알지 못하고 불러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토야에서 본 것 중 가장 쌌던 것;;

한켠엔 이곳 종이를 이용해서 꽃을 만들어보는 코너도 마련돼있다. 종이 색깔부터 만드는 법까지 자세히 적혀있다.

8층 CRAFT. 파티장에 온 것처럼 화려한 공예품들이 반긴다.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재료들도 가득하다.

화장실도 어쩜. 작품의 하나처럼 세면대를 화장실 문 입구에 뒀다. 화장실 안이 아니라 복도 끝 화장실 들어가는 입구에 저렇게 있다.

가장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11층 FARM. 문구점에 웬 농장인가했더니 수경재배를 하고 있다. 수경재배한 채소들은 12층 카페의 식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퇴사준비생의 도쿄>에 따르면 미래를 지향하는 도시 농장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라고. 특히 이 수경재배 창 틀은 이토야를 리뉴얼하기 전, 수십년간 긴자 거리를 지켜온 옛 건물 창틀을 재사용한 것이라고. "미래를 추구하면서도, 과거를 계승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옛~날 이토야 문구점의 모습. 다른 설명은 없지만 100여년 전 긴자 거리에 최초로 세워졌을 때 모습인 듯하다.

12층 카페로 가는 길. 시원한 맥주 한잔의 욕구를 건드리지만.. 맥주는 서방님만 마시고..나는 뱃속 튼튼이를 생각해서 그저 거품만 바라볼뿐...

여기서 끝이 아니다. 뒷문으로 나오면 이토야 별관이 있다. 긴자 대로변에 있는 이토야가 명품관이라면, 6층짜리 별관 건물은 백화점 '영 캐주얼' 느낌이랄까..?!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는 12층짜리 건물은 'G.이토야'로 '머물고 싶은 매장'을 콘셈으로 2015년에 리뉴얼했고, 6층짜리 별관은 'K.이토야'로 '어른드의 비밀 아지트'를 콘셉으로 2012년에 오픈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G. 이토야에서 비싼 펜들만 보다 LAMY를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ㅎㅎ

허나, 별관이 저렴하다는 오해는 금물. 저기 보이는 큰 지구본..가격이 무려 3천만원이다......ㅎㄷㄷ... 다른 지구본들도 비싸다ㅠㅠ

동해가 Sea of Japan이라 돼 있어서 이토야 사장 찾아갈 뻔하다가..그래도 밑에 괄호로 (East sea)라고...  East Sea가 먼저 있어야지!!!!!!

문구점 이토야가 긴자 명품 거리에 우뚝 솟은 이유, 그것도 100년 넘게 자리를 이어올 수 있는 근거 있는 자신감은 고급화/ 전문화/ 맞춤화 전략 덕분이다.

고급스럽거나 희귀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해 객단가를 높이고, 전문성을 추구하기 위해 같은 제품 군이라도 다양성을 추구했다. 만년필과 세계 각국의 노트는 2000 종류 이상, 색감이 다양한 화구도 1600여 종을 취급한다. 종류만큼이나 종류 특성까지도 보여주면서 고객들에게 친절한 선택지를 제안한다. 특히 유화물감의 경우 같은 색상이라도 제조사별로 안료 품질이 다른 만큼 전문가용 유화물감 제품의 질감이나 색감을 비교할 수 있도록 시현했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아날로그 제품의 특성도 잘 살렸다. 자기만의 스타일로 제품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G.이토야 2층에는 'Note Couture' 코너가 있는데 여기서는 원하는 크기, 디자인, 질감의 종이를 선택해 노트를 만들 수 있다. 3층 Pen  Care에서는 만년필 등의 필기류도 원하는대로 튜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K.이토야 지하 1층에서는 자신만의 추억에 어울리는 맞춤형 액자도 제작할 수 있다.

단순히 명품, 럭셔리한 문구를 판매하는 것보다,
업무 중에도, 친구와 얘기 나누는 중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이런 게 필요하다' 싶을 때
"이토야에 가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

이토야 문구점이다.


G.Itoya 긴자점
2 Chome-7-15 Ginza, Chūō-ku, Tōkyō-to 104-0061 일본
+81 3-3561-8311

https://goo.gl/maps/MX9F1y35hV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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