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김연지, 유튜버되다 - 기록이 곧 콘텐츠
유튜브를 하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떼돈을 벌었냐고요?
아쉽게도..
그건 아니구요..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게 뜻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YIZpv0Pnx4&t=584s
바로, 한국언론재단에서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주제는 <언론인 유튜브 시작과 활용>이구요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합니다.
사실 쑥쓰럽고 민망합니다.
정말 유튜브에 날고 기는 고수님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아직 구독자 6200여명을 보유한 제가,
명함을 내밀기는 너무나도 머쓱해요ㅠㅠ
하지만 현직 기자로서,
또 '회사에서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개인 채널을 만들고 취재 현장에 나가면서 직접 촬영하고 영상 찍고 편집하고
1년 넘게 꾸준히 운영한 기자는 제가 아마도 유일(?)하다고 해서..
한국언론재단에서 강의 요청을 받게 됐습니다 ^^!!
그래서 대학졸업하고 거의 10년 만에.. 피피티도 만들어봤구요(아..나이가 대충 나오나요..)
와 근데.. 오랜만에 하려니 정말 힘들었어요ㅠㅠ
Youtube,
"나도 돈 한 번 벌어볼까?"
라고 해서 시작한 건 아닙니다.
물론 돈이 부수적으로 따라오면 좋겠지만요..
시작은, '답답함'에서 출발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매체가 라디오와 온라인 기반이다보니,
아무리 열심히 취재하고 유익할 것 같은 기사를 써도..
사람들이 안 봅니다. 안봐요..안봐..
밤새 취재하고, 기사 써도
"이야~, 이번 기획 정말 좋더라"
아무리 내부 평가가 좋더라도
"도대체, 누구를 위한 기사인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네이버와 다음에 걸리기만을 바라는 무의미한 기대, 일방적인 기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네이버와 (지금은 개편했지만), 다음 뉴스 모바일 첫 화면엔
고작 20개 남짓한 뉴스가 걸립니다.
대한민국 언론사가 몇 개나 될까요?
그 언론사에 속한 기자들은 몇 명일까요?
그 기자들이 하루에도 최소 한개씩 최대 정말 많은 날은 10개 넘게 (속보까지 포함하면) 쏟아낼 때도 있는데
그 수만개의 기사들이 겨우 20개에 걸리기만을 바라는 구조..
너무나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미가 없었어요..
취재하는 것도, 기사쓰는 것도..점점 흥미를 잃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유튜브는 '검색', '추천' 유입입니다.
제가 쓴 기사를 영상으로 만들고
제목, 썸네일, 태그만 잘 추가하면
사람들은 제 영상뿐만 아니라
영상 설명란에 담긴제 기사까지도 봅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 정말 내 자신이 달라졌습니다.
일이 너무 재밌고, 물론 품은 몇 배로 더 들지만
피곤해도 즐거워서 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쉬운 건 아닙니다.
누구나 유튜브를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쟤는 체력이 남아도나봐, 시간이 남아도나봐" 이런 아니꼬운 시선이 괴롭혔구요,
시간을 정말 초 단위로 쪼개쓰면서
숨만 겨우 쉬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야만 했습니다(물론 지금도 보내고 있구요)
지하철이나 택시에서 이동하는 동안,
퇴근 한 뒤에,
잠잘 시간 쪼개가면서,
주말 데이트? 이런 건 '절대사치'죠
주말은 온전히 영상 제작과 편집을 위한 날이었습니다.
휴가지에서도 유튜브는 계속됐답니다..ㅎㅎ
정말이지
입사 이후,
"심장 뛰는 일을 다시 찾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영상 편집 할 줄도 몰라서 사람 구해서도 해보고,
비용 감당이 안돼 아이폰 아이무비앱에만 의존하다가,
스마트폰만으로는 또 답답해서
영상 편집도, 혼자 촬영하는 법도 조금씩 배우면서 여기까지 왔구요..
지성이면 감천이라
제가 이렇게 유튜브를 하는 것이 언론계에 알려지면서
한국언론재단이나 한국기자협회, 미디어오늘 같은 곳에 인터뷰도, 또 기고도 하게 됐구요
'강의'까지 하게 되다니요.. ^^
(제가 한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모두 계획하고 이끄신 것이죠... ^^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 정말 영광이고, 기회가 왔을 때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굳게 각오합니다.!!)
어차피 가는 현장에서 취재하며 거기다 스마트폰 하나 얹어 영상을 찍다보니
이게 곧 콘텐츠가 됐습니다.
'돈'이라는 직접적인, 물질적인 이익을 떠나서
기고, 인터뷰, 그리고 '강의'라는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됐어요.!!
이것이 유튜브를 당장 시작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저는 아직 30대(10, 20대만큼은 아니지만 ㅠㅠ)
기자? 하면 떠오르시는 게 아마 밥 먹을 틈도 없고 만날 마감에 스트레스 받고,
일하면서 밤새고, 매일 술마시고..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실 거에요.
사실 맞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어요.
하고 싶은 마음과 의지만 있으면요
저는 애 키우면서도 합니다.
물론 정말 정말 쉽진 않아요..
예전처럼 자주 업로드를 못하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또 꾸준히만 하면
그래서 여러분들께 혹시나 유튜브 할까말까 고민중이시라면,
주저하지 말고 당장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시작하면 너무 늦은 것 아닐까?"
아닙니다.
절대 늦지 않았어요.
사람 외모나 성격이 다 다르듯이
충분히 고민을 하고 만든 채널이라면
개개인의 특징이 담긴만큼 다른 채널들과 차별화될 수도 있구요!!
아주 머 거창한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유익하고 재미도 있고 만약, 정보까지 담겨있으면 더 좋겠죠.
유튜브가 망할 순 있어요. 그렇게 잘나가던 페이스북도 꺾이는 것처럼요.
하지만 스마트폰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어떤 대체제가 나오기 전까지 영상 콘텐츠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겁니다.
"유튜브를 꼭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두번째 이유는
유튜브에 꾸준히 영상을 올리면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유일무이한, 당신의 인생이 담긴, 생생한 영상 다이어리가 됩니다.
1년 전에 올린 영상에 가끔 댓글이 달리면, 답글을 달면서 당시 영상을 틀어보곤 하는데요..
고작 1년전이지만 지금은 느낄 수 없는 나름의 풋풋함(?), 또 어설픔에서 오는 재미도 느끼고
내가 이때 이랬구나, 뭘 입었고, 누구를 만났고 무슨 얘기를 했고, 표정이 어땠고...
이런 것들을 떠올릴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또 육아채널인 <엄마 김연지>에서 이런 기록의 소중함은 배로 느끼는데요,
그중에서도 양수가 터져서 병원가는 순간부터 출산까지의 과정을 찍은 영상이 있는데
이거는 정말정말 진짜진짜 찍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그걸 보면 그때의 설렘, 무서움, 불안, 기대, 등 당시 기분과 전율이 느껴져요..
또 우리 아가의 생후 2주, 생후 50일, 100일 영상도 있는데
나중에 우리 아가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아요!! ^^
유튜브를 하면 좋은 것!!
마지막으로 원소스 멀티유즈가 됩니다!!
기사를 텍스트로 쓰면,
언론사 홈페이지와 개인적인 블로그에만 게재할 수 있지만
영상을 찍어두면
영상은 유튜브에,
또다른 영상 플랫폼(네이버, 카카오TV)에,
오디오만 뽑아서 팟캐스트에,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 지금의 브런치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유튜브는 우리 가족의, 또 친구와의 또다른 통로가 됐어요.
결혼하고서, 그 전에 취직한 이후로 사실 부보님 얼굴뵙기도 힘들었는데,
유튜브를 하니까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하세요..!!
유튜브 영상이 올라오니까
"가까이 있는 것 같아 좋다. 웃으며 나오니까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좋다. 걱정 안해도 되겠다"는 거에요..ㅎㅎ
친구들도 마찬가지구요~ ^^
카톡은 주고받아도 얼굴보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이렇게라도 내 인생의 소중한 사람들 내 가족과 친구들과 지인들과 연결고리가 되는 것 같아서..
물론 부모님은 더 자주 봬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합니다 !!!
이러한 이유로..여러분께도 유튜브를 권하고 싶어요!!
아 물론, 유튜브를 할까말까 고민중이신 분들에게요..ㅎㅎ
고민만 하지말고 당장 시작하라는 겁니다 ^^!!
마지막으로
유튜브를 지금까지 즐겁게 운영할 수 있게 도와준 조력자가 있는데요..
바로 제 남편입니다 ^^
프리미어의 'ㅍ'도 몰랐던 제게, 영상 편집을 가르쳐준 것도 신랑이구요
평일에는 힘들지만, 주말에 촬영할 게 있으면 도와주곤 합니다.
그리고 구독자가 안늘어서, 조회수가 안나와서 쭈그리가 돼있으면
항상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신랑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왔을 거에요 ^^
여보~ 정말 고맙고 사랑하고,
(얼마되진 않지만)모든 수익은 다 당신꺼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방대하리라!!
<기자 김연지>, <엄마 김연지>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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