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토양을 알린 일본인은 HIT(Hotspot Investigators for Truth)
'진실을 위해 핫스팟을 조사하는 사람들'인데요
일본에서는 주변보다 방사선량이 높은 지역을 '핫스팟'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일본인들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아무래도 불안감이 가시질 않다 보니, 이렇게 개개인이 장비를 들고 다니며 측정하는 게 흔하다고 해요.
HIT는 지난 2월 17일부터 5월 19일까지
도쿄 가쓰시카구 미즈모토 공원 내 일부 지역 토양
샘플 15개와 핫스팟의 검체 34개를 채취해
직접 방사능 오염 수치를 검사하고 그 결과를 블로그에 공개했어요.
그런데!! 방사능 오염수치가 '방사선 관리구역'에 해당될 정도로 엄~~ 청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5곳 중 4곳이 '방사선 관리구역' 기준인 1㎡당 4만 베크렐(4만 Bq/㎡) 이상의 수치로 나왔고요,
이 중 한 곳은 무려 7만 7000 베크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베크렐이라는 단위가 와 닿지 않죠? 저도 사실 처음 들었습니다;;;ㅎㅎ
반핵의사회에 따르면 방사능 수치가 4만 Bq/㎡ 이상인 경우
-임산부나 어린이는 해당 구역 출입 금지
-해당 장소 식사 금지
-정기적인 피폭량 검사
등의 의무가 따른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미즈모토 공원은 도쿄 관광 공식 사이트에도 올라올 정도로
굉장히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간 곳이라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까지 이 정도로 방사능 오염이 됐다면 일본 전 지역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거죠.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따른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이어
도쿄올림픽 보이콧 운동까지 일고 있는 이윱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도쿄올림픽 출전을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어요.
우리 선수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말이죠.
일본인들이 이렇게 스스로 도쿄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은 훌륭한 일(?)이 아닐 수 없죠.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어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실 거예요.
전문가들은 실제 이 방사능이 유해한 지 여부는
여기서 나온 지하수나 채소, 과일 같은 농산물을 얼마나 섭취하느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도 HIT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수치인 건 명백하다"라고 합니다.
여기에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도쿄올림픽에서 후쿠시마 등 방사능 피해지역에서 자란 쌀과 채소 등 농수산물을 "올림픽 선수촌 등에 식자재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후쿠시마 농산물을 먹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재해 지역의 생산자들이 함께하는 부흥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건데요, 도쿄올림픽 보이콧에 아주 불을 제대로 붙이고 있습니다.
특히, 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후쿠시마현 아즈마 스타디움 인근에는 방사능 오염토 또한 쌓여있다는데요,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도쿄올림픽위원회가 도쿄 올림픽에서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선수단에 식사로 제공하겠단) 얘기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이건 전 세계 선수들에게 방사능 오염 식품을 먹이겠다는 것" "그 목적은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는 걸 선전하기 위해서"
라고 설명했어요.
그러면서 "원자력 안전은 선전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진짜 안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본의 의사들이 일본 국내 의학 자료들을 가지고 한국 국회에 와서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백혈병뿐만 아니고 갑상선암, 유방암 여러 가지 암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전 세계 선수들에게 방사능 오염 식품을 먹이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자 그럼 이제 진짜 궁금한 거,
방사능 이게 정말 위험한데 우리나라만 보이콧할 게 아니라 IOC가 취소 결정을 못할까요?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하긴 합니다. 이론적으로 취소할 수는 있습니다.
"IOC 헌장에 따르면 개최 도시가 의무를 안 지키면 IOC는 언제라도 올림픽 개최 권한을 철회할 수 있다"라고 나와요. 올림픽 참가자들도 또 올림픽을 준비하는 모든 스텝들 응원하는 사람들 모두 다 안전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만약 경기장 주변에 방사능 수치가 정말 정말 심각할 정도로 위험한 수준이라면 IOC가 올림픽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철회되기는 쉽지 않다고 해요.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면,
냉전이던 1980년, 1984년 올림픽에 일부 국가들은 보이콧을 선언하긴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1980년 올림픽엔 불참했어요.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퍼졌던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 때도 올림픽은 예정대로 열렸습니다. 당시 세계 보건기구 WHO는 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였지만 올림픽은 막지 못했습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도 돌이켜보면, 2017년 북한이 핵 실험하고 미사일 쏘고 그래서 외국인들도 참가하니 마니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예정대로 잘 열렸고요, 소치 때도 개막 전에 테러 위협이 있었고, 또 러시아는 체르노빌 터진 것도 있었죠. 그래도 올림픽은 열렸습니다.
이게 단지 십여 개국 국가 행사면 이런 일이 터졌을 때 보류하거나 철회할 수도 있지만 이게 204개국이 참가하는 글로벌 축제란 말이죠. 여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얼마나 많고, 또 이를 준비하던 스텝들, 숙소, 식당, 응원단, 또 수십억씩 쏟아부은 스폰서들.. 이런 계약도 맞물린 거라 취소되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건, 개최국의 안전성을 개최국 스스로 규명한다는 거예요.;;
IOC가 올림픽 철회 여부를 판단하는 건, 일본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자료를 보고 결정한다는 거죠. 일본은 당연히 방사능 문제없다, 더구나 후쿠시마 식재료를 선수들한테 먹이겠다고 할 정돈데, 그래서 안전성을 입증하겠다는데.. 할 말을 잃었죠 뭐ㅠㅠ
걱정이 되는 건 이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단순히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에서만 출발한다면 가장 큰 피해는 선수들이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선수들은 진짜 올림픽을 위해서 매일같이 하루도 쉬지 않고 고된 훈련을 견디고, 또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철저한 식단관리를 합니다. 경기를 위해서, 체조, 육상 등 일부 종목은 정말 1분도 안돼서 끝나기도 하는데, 그 몇 초를 위해서 4년을 준비합니다(사실은 더 길겠죠ㅠ)
물론 선수들의 건강이 제일 중요하긴 하죠!! 그런데 선수들 식사는 현지에서도 먹기는 하지만 선수들 경기전 몸 관리를 위해 보통 어느 정도는 아예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가져간다고 합니다. 특히 도쿄올림픽은 방사능 문제가 이렇게 논란이 되는데 아마 더 신경 쓸 거라고 해요.
이렇게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려온 선수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고, 현명하게 이 사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식재료 한국에서 공수한다고 해도 후쿠시마 식재료는 제발 빼줬으면 좋겠네요ㅠㅠ
지금 일본이 독도가 또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해서 그래서 더 열 받긴 하는데 정말 우리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만을 위한 결정이 잘 내려지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