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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는 하면서 유튜브는 왜 안 해?

“Branding Yourself Using Youtube”

by 기자김연지

#Broadcasting Yourself 세상에 유일한 나를 방송하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이 중 단 하나라도 계정이 있다면, 일주일에 최소 한 개라도, 업로드를 한다면, 유튜브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나를 보여주고 싶어 하고, 하고픈 이야기가 있고, 이미 보여줄 준비가 된 사람이니까.


앞서 제시한 SNS들이 성공한 이유는 뭘까?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 SNS는 일반의,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욕구를 건드렸다.

자신을 뽐내고 싶고, 자랑하고픈 욕망을 자극했다. 공감과 위로받고 싶은 마음도 함께.

SNS는 가상현실이라지만 그런 건 중요치 않다.


"나 좀 멋지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진 한 장으로 표현할 수 있기에.


너무나 지치고 울적한데, 이 밤중에 누구에게 전화하긴 그렇고,

연락처를 스크롤하다 보니, 마땅히 통화할 만한 사람은 꼽기 힘들 때,


이 시간에 깨어있는 내 지인들아. 날 좀 달래주면 좋겠어


유튜브는 영상을 올리기만 하면, 전 세계에 퍼 날라준다. 여러 가지 SNS 플랫폼 중에서도 유튜브는 좀 더 특별한 구석이 있다. 그저 일상을 담은 영상을 올렸을 뿐인데, 크리에이터, '창작자'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잘 만든 영상이라고 판단되면 알아서 추천도 해준다. 여기다(수익창출 조건 달성시) 돈까지 준다. 와우.


유튜브가 아닌 '갓(god) 튜브'라는 신조어가 나온 이유다. 자라나는 우리의 미래 초등학생들 꿈이 '유튜버'라니. 내 딸이 초등학생이 됐을 때, "우리 엄마는 기자야"가 아닌 "우리 엄마는 유튜버야" 이렇게 자랑하는 날이 진정 올 것인가.




나는 유튜버다. 명함은 '기자'다. 기사를 유튜브 영상으로도 만들기 때문에 기자 유튜버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말해도 될진 모르겠만, 어쨌든. 흠흠)


취재 현장에서 스마트폰이나 DSLR 카메라로 열심히 현장을 찍고 있으면, 다들 묻는다.

"기자님 뭐하세요?"

"아, 제가 유튜브를 하거든요"


다음 대답은 100이면 100. 똑같은 질문을 한다.

"와, 잘 돼요? 얼마 벌어요?"


유튜브가 갓 튜브가 된 데는 사실 '돈'의 역할이 크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유튜브에게 돈을 준다. 조회수로 나는 광고 수익의 일부를 영상을 만든 크리에이터에게 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도서관이나 벤쯔, 이사배 등의 사례를 보고 유튜브에 뛰어든다. 게임하면서, 마음껏 먹으면서, 예쁘게 꾸미면서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유명세는 덤이다. 그냥 겉보기에는 그야말로 놀고먹으면서 쉽게 돈 버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얘기는 차차 하도록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돈을 벌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나는 '성공했다'라고 말하긴 힘들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많이 번다"는 기준에 절대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절대 실패하지 않았다. 애초에 돈을 보고 시작한 게 아니니까.


유튜브를 시작한 것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도 당장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사람들이 뉴스를 보지 않는 상황과 넘쳐나는 기사들 속에서 '어떻게 해야 내 기사를 사람들이 보도록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수백 개 언론사들 중에서, 이들 언론사에 몸담고 있는 기자과 나는 뭐가 다를까. 내가 쓰는 기사는 어떻게 하면 더 독자에게 다가가고, 차별화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고민이 컸다.


두려움도 있었다. 언론사는 사양 산업이고 기자도 로봇에 대체된다는데, 체력도 머리도 로봇보다 뛰어나지 못하면서 로봇은 안 줘도 되는 월급은 필요하기에.. 어떡해야 내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시대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정말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유튜버가 되기로 했다.


"왜 하필 유튜브냐"라고 물으면 이유는 간단하다. 유튜브가 대세니까. 인스타도 밴드도 좋지만, 아무래도 전자는 젊은 세대가, 후자는 중년 세대층이 두텁다. 틱톡은 전 세계적으로 대세라는데, 나부터 어렵더라.(학창 시절 댄스동아리 부장이었는데..) 유튜브는 10대부터 6~70, 아니 80대까지 전연령을 아우른다. 페이스북? 마크에겐 좀 미안한 얘기지만 페이스북 시대는 좀 저문 듯하다.


밟히는 게 기자고, 기사는 넘쳐흐르니. 사람들이 내게 오지 않는다면, 내가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기로 했다.

사실 이건 마케팅 법칙이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가는 것. 그리고 그들이 주목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곳에 광고가 붙는다.


필자가 초등학생이던 시절부터, "신문을 누가 보냐"라고 그랬다. 당시는 TV가 대세였다. "신문은 죽었다"는 얘기는 약 30년 전부터 시작해, 필자가 대학생이 됐을 때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나온 얘기다. (내 전공은 언론정보학;;;) 아, 대학교 땐 전사가 하나 더 추가됐다. "TV도 죽었대"


지금은 포털이 죽었단다. (뭘 꼭 하나씩 죽여야 하나..)


언론사는 또 신문방송학과 교수님들은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그러면서도 뉴미디어 시대에 올드미디어와의 상생 방안과 언론의 역할을 묻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플랫폼을 하나씩 죽일 수밖에(?), 전쟁을 선포하는(?) 이유는, 이전 플랫폼들엔 더 이상 이목이 쏠리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를 전달할 플랫폼이 신문밖에 없을 때는 사람들은 매일신문을 끼고 살았다. 그 시절, 한정된 지면에 서로 광고 넣겠다고 싸우고, 주요 일간지 1면에 실린 광고는 '최고 부자 기업'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덕에 그때야말로 기자들이 대우받던 시절이기도 하다. (지금은 밟히는 게 기자.. 기레기 소리 안 들으면 다행..)


그러다 라디오가 그리고 TV가 나타났다. 방송이라는 걸 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은 이 작은 네모 상자로 옮겨갔다. 특히 영상이라는 매체의 위력은 그야말로 어마 무시했기에 신문 광고 단가는 낮아지고, TV, 특히 시청률이 좋은 프로그램 앞에 붙는 광고 단가는 올라갔다. 아무리 비싸도 어떻게든 그 바로 앞에 넣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2000년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광고는 인터넷 배너로 이동했다. 신문은커녕 TV 뉴스도 보지 않는다. PC로, 스마트폰에서 기사를 보고 정보를 접하기 시작했다. 웹에서, 앱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빨리 닿는 곳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광고가 자리를 다퉜다.

지금은? 인스타 피드에 광고 투성이다.

유튜브? 영상 클릭하면 무조건 광고부터 나온다.


무심코 혹은 짜증 내면서 '광고 스킵하기'를 누르곤 한다. 소셜 미디어에 광고가 붙는다는 건, "사람들이 여기에 몰린다"는 것, 이제는 이곳이 "대세"라는 것, 돈을 벌려면 여기를 "공략하라"는 신호다.


신문에서 라디오, TV, 인터넷, SNS.. SNS도 트위터에서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 유튜브.. 이런 식으로 플랫폼은 계속 바뀌고 있다.


유튜브가 지금은 잘 나가지만, 유튜브도 싸이월드처럼, 페이스북처럼 언제 내리막길을 걸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2019년은 유튜브가 대세다. 페이스북처럼 개인정보 이슈가 터지지 않는 한 당분간은 유튜브를 대체할 만한 어떤 플랫폼은 지금으로선 잘 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다면 말해주세요) 틱톡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틱톡.. 30대인 나도 영상 올리기가 어렵더라. 이렇게 한번 문턱에 걸리면 두 번은 앱에 들어가기 힘들다. 결국 틱톡 앱은 내 스마트폰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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