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김연지 Feb 06. 2020

세계 전염병 예측한 빌 게이츠, 그가 말한 대책은

조기 감지, 조기대응만이 유일한 방법

인류를 위협할 세계적인 재앙은 무엇일까요?
전쟁, 테러, 지진, 화산 폭발, 소행성 충돌..


다들 이런 모습을 떠올리지만 이렇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앞으로 몇십 년간 만약 무엇인가

천만명 넘는 사람들을 죽인다면
그건 전쟁이 아닌,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일 것입니다.

미사일이 아닌 미생물 때문에

전 세계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https://youtu.be/FGN30FVD6C4


"The next out break? We're not ready

 (다음에 전염병이 출현하면?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제가 한 얘긴 아니고요^^;;

2015년 6월, 빌 게이츠가 테드 강연에서 한 얘깁니다.

그는 먼저, 에볼라 바이러스를 언급합니다. 당시 에볼라가 맹위를 떨쳤거든요.. 2014년부터 약 2년간 에볼라 바이러스로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1만 1308명입니다.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에서는 메르스가 퍼지면서 38명이 숨졌습니다. 2002년 겨울부터 7개월 동안 창궐한 사스는 774명의 목숨을 앗아갔죠.. 이런 무시무시한 이름이 아니어도 매년 미국에서는 3만 6천 명이 계절성 감기로 숨진다고 합니다.


불치병이라던 암도 치료하는 세상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나올 정도로 과학 기술이 발전하는데.. 전염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마스크와 손 씻기뿐입니다.

빌 게이츠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는 핵 억제에는 막대한 노력을 투자하지만 전염병을 멈출 시스템에는 매우 적게 투자했다. 전염병 예방 시스템이 효과가 없었던 게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없었다"


전염병 발생 현황은 보도되지만 사람들이 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정보 역시 부정확합니다. 또 준비된 의료팀이 없었고 사람들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지적합니다. 그나마 국경 없는 의사회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그나마 더 퍼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리죠.

**여기서 잠깐, 세계보건기구는 왜 매번 전염병을 예방하거나 재빨리 대처하지 못할까요?
 
"WHO 역시, 전염병 발생 국가의 보고를 받기 때문"입니다.


해당 국가에서 파악해 보고까지 시간도 걸리지만 그 보고가 정말 맞는지, 오류가 있는지, 속인 건 아닌지, 보고서를 받는 순간 정확히 알 길이 없습니다.

이것 역시 제 생각은 아니고요, ^^;;;;;;

래리 브릴리언트 박사의 주장입니다.

래리 박사는 지구상에서 천연두를 몰아낸 1등 공신인데요. 이 사람의 얘기는 조금 있다 다시 전하도록 하죠.


다시 빌 게이츠로 돌아가서,

빌 게이츠는 서아프리카에서만 약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가, 다른 대륙으로 더 퍼지지 않은 것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는 의료 봉사자의 용기 덕분에,

둘째, 에볼라는 공기를 통해 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셋째, 에볼라는 도시 지역에 퍼지지 않았기 때문에,


왜 도시에 퍼지지 않았을까요?

그게 가능했던 것은 "그저 운이 좋았다"라고 설명합니다.

만약 도시에 퍼졌다면 환자는 훨씬 늘었을 것이고, "다음번엔 운이 나쁠 수도 있다"고 덧붙입니다. 교통의 발달로 여행과 교역이 자유롭고 서로 의지하며 살기에 길을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래리 박사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요.

천연두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질병이라고 불립니다. 이런 무시무시한 전염병을 퇴치한 비결로 그는 두 가지를 꼽습니다.


바로 조기 감지(early detection) 조기대응(early response)입니다.

우선 인도에서 천연두가 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합니다.


1974년 당시, 인도 인구는 6억 명. 그런데 이들 중 누구도 가족 중에 천연두 환자가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천연두를 신의 방문이라 여겼고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는 것은 잘못된 행동으로 여겼습니다. "신이 집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니까요. 천연두를 알리는 것엔 아무런 보상도 없었습니다.


지금 우한 폐렴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죠.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이랄까. 중국은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합니다. 언론도 정부 손아귀에 있죠.


지난 2003년 37 개국서 감염자 8000여 명, 774명을 숨지게 한 사스 대유행 때에도 발병 5개월 만에야 (2002년 11월 16일 광둥성 포산 지역에서 처음 발병, 첫 보도는 45일 이후인 2003년 1월 말) 사스 발생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감염자를 축소하고 은폐해 굉장한 비난을 받기도 했죠.


이번에도 마찬가집니다. 중국 언론은 "2019년 12월 12일 첫 환자가 발생할 당시 중국 당국은 이를 인지하고 연구팀을 파견했다, 또 우한 시내 한복판에 있는 화난수산시장이 발병 근원지임을 밝혀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12월 31일까지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고, 화난수산시장을 폐쇄한 것도 발병한 지 2주일 넘게 지난 1월 1일입니다. 게다가 뒤늦게 홍콩 언론이 1월 18일 우한 폐렴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확인해주지 않다가 뒤늦게 발표했고, 15명의 의료진이 우한 폐렴에 무더기로 감염됐다는 것을 숨기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1970년대, 컴퓨터도 인터넷도 안되던 시절, 어떻게 천연두를 퇴치할 수 있었을까요?


래리와 동료 15만 명은 천연두가 걸린 아이 사진 한 장을 들고 인도의 각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바로 아래의 이 사진입니다. 또 10억 통이 넘는 전화조사도 했습니다.


가구조사를 할 때마다 천연두 보고 사례가 급증했고 조사하면서 천연두 외 더 많은 질병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기록카드를 작성하고 사례 보고에 대한 포상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듭하면서 1980년 천연두가 근절됐음을 선언할 수 있었습니다.

래리는 거듭 강조합니다. 천연두든, 소아마비, 기아이건, 조류독감이든 뭐든 간에, 조기 감지, 조기 대응만이 살 길이라는 거죠.


래리는 전 세계 질병 학자들의 설문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예측합니다.

"세계적인 전염병은 우리 자녀 세대 혹은 그다음 세대에도 발생할 것이고, 이 경우 10억 명이 감염되고 1억 6500명이 사망할 것"


처음 두 나라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지구 전역으로 확산하는 데는 "3주면 충분하다"라고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글로벌 경기불황이 오면서 경제 손실이 최고 3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는데요, 이건 단순히 금전적인 손실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회사가 줄줄이 부도가 나고, 아파도 의료 혜택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뜻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스, 메르스, 에볼라, 지카,.. 새로운 바이러스는 계속 출연하지만 우리는 마스크 쓰고 손 씻는 것, 마트 사재기 외엔 별다른 도리가 없는 걸까요.

우선 빌 게이츠는 이런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예방보다는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의료, 보건 분야를 강화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그는 "군인과 의료 인력을 조를 짜서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선, 상근 군인들은 항상 준비가 돼 있다는 거예요. 규모를 늘릴 수 있는 예비군도 있고요. 신속히 급파할 수 있는 이동 부대도 있어 어떤 상황에서든 곧바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겁니다.

즉, "전염병을 다룰 때에도 전시처럼 똑같이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면서 전문적이고 훈련된 의료인들과 군인들을 조를 이뤄 신속히 이동하고 환자를 수송하며 지역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요.

또 모의실험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데요, 전쟁 시뮬레이션만 할 게 아니라, 세균과의 전쟁 실험을 해서 허점을 찾아야 한다는 거죠.

끝으로 우리는 백신과 진단 분야에서 발전된 연구 개발이 많이 필요한데, 결국 기초 보건, 연구 개발이 세계 보건 불평등을 줄일 것이고 세상을 더욱 안전하면서도 공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다만 그의 마지막 한마디에 탄식이 나왔어요.

"에볼라 전염병에서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을 볼 수 있다면,
우리가 대비할 수 있도록
조기 경보를 받았다는 겁니다.
지금 시작하면, 다음 전염병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6년 전 조기 경보는 울렸지만,

받은 사람은 없는 것 같네요.


래리 박사는 한발 더 나아갔는데요, 그가 얘기하는 유일한 전염병 대책은 조기에 찾아내서 확산되기 전에 없애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시스템을 정부가 운영하다 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아무리 WHO가 있더라도 그 정부가 은폐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밝혀내기란 불가능하다는 거죠.

그래서 그는 "투명한 비정부 시스템 건설"을 주장합니다. 그 어떤 나라나 기업의 소유가 아닌 시스템을 중립국에 설립해 각기 다른 시간대와 상이한 대륙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거예요. 사용 언어도 70개 이상으로 늘려서, 문자나 sns 등으로 현지 상황을 즉각적으로 듣고 접수해 진상을 파악하자는 겁니다. 바이러스는 언어나 국경을 따지며 세상에 나타나진 않으니까요. 또 위성으로 확인도 하고요.

그러면서, 사례로 든 게 사스입니다. 래리 박사는 GPHIN이라는 곳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GPHIN은 글로벌 공중보건 정보 네트워크입니다. GPHIN은 WHO보다 사스를 석 달 앞서 발표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은 이랬습니다.


1997년 조류독감이 홍콩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홍콩의 의사 한 분이 15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등 (다행히) 즉각적인 대응을 했죠. 그 뒤 수년이 흘렀고 또다시 조류독감에 무성한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GPHIN 직원들은 정기 간행물을 중심으로 2만 개의 웹사이트를 탐색했고 많은 어린이들이 고열과 조류독감 증상을 보인다는 얘길 듣게 됩니다. 그래서 이를 파악해 WHO에 알렸대요. 조류독감 이외의 원인 불병의 감염자들이 있는데 조류독감처럼 보인다고 말입니다. 이후 이 질병이 사스였음이 밝혀졌습니다.


래리의 주장은 한마디로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일종의 질병 감시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번 더 강조해요. 보고 체계의 현실적인 한계를요. 아무리 사설 기관이 이를 알려도 WHO가 다시 이걸 파악해 조치를 취하기까진 발생 국가의 보고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오래 걸린다는 거죠. GPHIN은 사스를 찾아내기 위해 중국 웹을 탐색했는데 미국 웹 탐색보다 6주나 더 일찍 발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체계로는 조기 감지를 하더라도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안타까워해요.


강연 당시가 2006년이었는데, 최근 보도된 게 있나 해서 검색해봤어요. 하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고 검색도 잘 못해서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건 실현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이런 네트워크가 잘 활성됐다면, 우리 모두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이곳에 정보를 준다든지, WHO 조치가 있기 전에 무언가 행동을 취할만한 어떤 행동강령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이런 기구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좀 알려주세요!!! 다른 분들과도 공유할 수 있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계속 전염병이 나오지만 마스크와 손 씻기 말곤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답답한 나머지 이런 영상을 만들게 됐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되는데 이런 와중에도 학교를 가고 출근을 해야 한다니.. 돈을 안 벌 수도 없고, 나가자니 불안하고.. 2002년 사스 때나 18년이 지난 지금이나.. 각 국가마다 내놓는 대책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도 않고요ㅠㅠ 너무 답답해서 의사 선생님한테도 여쭤보고 이것저것 뒤져보다가, 우연히 두 개의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깨끗한 물을 주면 10명을 살릴 수 있다.
하수구를 정비하면 100명을 살릴 수 있다."


인류를 위협하는 건 이제 전쟁이 아닌 전염병과의 보건 전쟁일 것입니다.


이 두 사람의 연설을 합하면 약 35분인데, 제 영상은 이를 요약정리하고 의미부여까지, 8분에 담았습니다. 긴 글의 압박을 느끼셨다면 영상으로 꼭 한번 봐주세요 ^^ 링크는 본문 상단에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XQIAmNf2xq809gKk2mOpdg?view_as=subscriber

https://www.youtube.com/channel/UCBPtbv6b0pi-NmWVMfyGbzQ?view_as=subscriber


매거진의 이전글 구글 통역으로 외국인과 대화했더니..(영어공부 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