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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Nov 01. 2020

미라클모닝 도전,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나를 위한 루틴 찾기까지] 올빼미는 오늘도 일찍 잠들지 못하네

미라클 모닝. 결심을 하고 실행을 옮긴 건 2019년 11월 28일이었다. 2020년 3월 5일이 복직이었으니 거의 딱 100일 전이다.


#1 th Try

"한 번 해보자!! 뭐든 해보고 말하는 거지"


알람을 4시 30분으로 맞췄다. 일단 일어나 보기로 했다.

2019년 11월 28일. 미라클모닝 첫 시도.

일어나긴 했다. 잠이 쏟아졌다. 그래도 어찌어찌 버텼다. 첫날이니까.


그러다 정오가 지나니.. 잠이 몰려왔다. 아이 낮잠을 재우면서 나도 곯아떨어졌다. 아이가 낮잠을 두 번 정도 자는데 "잠들면 내 것 해야지" 했던 것 다 포기하고

잠만 잤다.

 

저녁 9시가 지나니 눈이 말똥말똥해졌다..@.@

낮에 자기도 했거니와, 오늘 계획한 to do list를 단 하나도 지우지 못하니 불안이 급습해오기 시작했다. 결국 반드시 "오늘 밤 10시에 잠들겠다"던 결심은..

결국 새벽 한 시로 미뤄졌다.


둘째 날도 4시 반에 일어나긴 했다. (그래도 결심을 했는데!!) 그날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했다. 연이틀 잠을 세 시간만 자고 하루를 견뎌내기엔 이 하루가 너무나 길고 무겁기만 했다. 비몽사몽으로 멍~하니 하루를 보내고..


해는 넘어가고 씻기고 정리하니 어느새 깜깜해졌네. 나갔던 멘탈이 서둘러 복귀한다.


"내가 미쳤지, 아무것도 못했네..." 울고 싶다. 그때부터 못다 한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자정이 넘었다.


셋째 날, 4시 반 알람이 울렸다.

...

..

.

끄고 잤다.


창대하게 시작한 미라클모닝은 작심 삼일로 미미하게 끝났다


역시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였다. 일찍 일어나는 거야,

상황이 닥치면 할 수야 있겠지만(모유 수유할 때 2~3시간마다 일어나야 하는 것처럼) 일단, 잠이 전혀 오지 않는데 잠자리에 드는 게 정말 힘든 일이었다. 하고 싶은 건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더구나 정신도 맑은데, 이 모든 걸 포기하고 잔다?!


"난 올빼미형이 맞는 것 같아.

밤에 효율이 더 좋은데 왜 굳이 바꿔"


새벽형이 돼보겠단 결심은 단 사흘 만에 자기 합리화로 끝났다. 시간은 흘러 흘러 해를 넘겼다. 그리고 새해를 맞았다.


2020 HAPPY NEW YEAR!




#복직이 다가오니 눈이 떠지긴 해-미라클모닝 2차 시도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새 1월 중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복직이 다가올수록 두려움이 앞섰다. 자정부터 새벽 2시를 사수하고 출근 시간을 정신없게 보내느냐, 제대로 출근하는 대신 나의 시간을 포기하느냐. 그런데, 나만의 시간과 온전한 출근. 이 둘 가운데 어찌 하나를 놓겠는가. ㅠ.ㅠ



그래서 내린 결론. 결국 다시 새벽이다. 다른 선택지를 찾지 못했다. 누가 도와줄 것도 아니었기에. 자정~새벽 2시 말고, 새벽 4시 반~6시 반(7시)을 택하기로 했다. 일찍 일어나 계획한 걸 미리 끝내고, 아이가 깨기 전 출근 준비를 마치고, 밥 먹이고 등원시키고 출근하기로! 그리고 퇴근하고선 아이와 행복한 시간 보내고 나도 마음 편히 아이 재우면서 일찍 잠들기로 했다. 그렇게 미라클모닝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됐다.


#2 th Try


2020년 1월 17일 04시 27분에 알람을 맞춰놨다. 첫 번째 시도할 때보단 복직이 다가와 설까. 당연히 피곤했지만, 더 자고 싶었지만, 복직 전엔 반드시!!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야겠다'는 의지가 처음보다 확실히 강했다.


"일단 3일만 해보자"


오. 성공했다. 하루만 더 버텨보자. 이틀만, 사흘만 더, 더..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갔다. 안 지켜도 아무도 뭐라 안 할 텐데 이게 뭐라고, 나와의 약속을 지킨 나 스스로가 대견했고 뿌듯했다.


그리고 일주일을 이렇게 보내니, 새벽에 뜨는 눈꺼풀이 처음만큼 무겁지만은 않았다. 더 자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작심삼일 고비를 넘기고 나흘을 버티고, 닷새를 이어가고, 엿새까지 성공하긴 했다. 아, 지난 6일간 미라클 모닝이 아까워서라도 일주일째는 일어나야만 했다!


내 나름의 중간 평가. 새벽 4시에 일어날 수 있었던 건!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다.


목표를 밤 9시 30분에 침대에 눕는 것으로 삼았다. 아무리 늦어도 11시까지는 눕기로 했다. 그래야 최소 수면시간을 보장할 수 있기에. 사실 11시는 늦다. 침대에 머리를 대자마자 10초 안에 바로 잠드는 건 아니니까..


다만 변수가 있다. 아이가 늦게 잠들 수 있다. 사람 일이란 게 저녁에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집안일이라는 게 하다 보면 또 길어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그런 변수가 매일같이 있진 않을 테니(휴직 중이니까) 9시 반에 침실로 향하는 것을 최선으로, 적어도 11시 전엔 무조건 잠자리에 드는 것을 데드라인으로 삼았다.


이렇게 하니 10시~10시 반에는 침대에 눕게 됐다. 그래도 6시간 수면은 보장되는 셈이다. 여기서 분명한 건, 5~6시간을 자도, 밤 11시 전에 잔 것과, 자정 넘어 잠든 걸 비교했을 때 수면 효율이 확실히 달랐던 것이다. 자정 전에 잠들면, (아이가 도중 잠이 깨 나는 비록 3~4시간을 자더라도) 자정 넘어 서너 시간을 자는 것보단 훨씬 개운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연속 20일간 미라클 모닝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2월 6일부터 약 2주간 (복직 전) 여행을 갔다.

물론 여행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복직하게 되면 내 연차는 애기 아플 때나 쓰는 거라고 해서 지난해 말에 표를 다 끊어뒀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더믹이 일어날줄이야ㅠㅠㅠㅠ ;;;;;;;;그때 안 다녀왔으면 올 여행은 전무했겠죠...)




그렇게 우리 가족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2주를 보냈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고 내 습관도 그대로 돌아왔다.

시차 적응이니 뭐니 그런 핑계를 대본다.





메인사진 출처) https://pin.it/6 xF7 FJ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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