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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Nov 01. 2020

"엄마가 됐다고 절대 너 자신을 놓지는 마"

[나를 위한 루틴] 미라클모닝 3차 도전, 그리고 변화

#3 th Try


시간은 어쩜, 결심이 무너진 날 약 올리기라도 하듯,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제 한 주만 더 지나면 3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출근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새벽에 일어나 보자!!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것 말고는, 여유 있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각하지 않고 출근하는 동시에, 나를 위한 시간을 고수할 방법은 없을 것 같았다.


재정비에 들어갔다. 서재 겸 작업실을 마련했다. 책상도 바꿨다. 예전엔 안방이나 거실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했지만 새벽에 온전히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마련했다. (이건 신랑이 도와줬다. 무거운 책장이랑 다 옮겨주고, 책상이 없었는데 이케아에서 사서 조립까지 해줬다 ㅠㅠ 서방~~ 많이 사랑한다)

일어나서 2시간~ 2시간 30분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세웠다.


4시 27분~4시 40분 이불 정리 및 세수/새벽 기상 인증

4시 40분 ~5시 10분 감사 기도 요가(명상)

5시 10분~ 5시 30분 확언 노트 or필사. (계획표는 전날 쓰고 잔다)

530분~7시 글쓰기/ 편집/영어 중 택 1 or 2

(독서는 주로 자기 전에 한다. 잠도 잘 오고 좋은 꿈을 꾼다)

7시~7시 30분 근형이와 놀다가 아침 식사 준비

7시 30분~8시 아침 정리 및 등원/ 출근


이렇게 계획을 짰다. 물론 계획대로 안될 것도 생각했다. 아이가 일어나는 시간이 어찌 엄마가 정한 시간대로 되랴. 마음을 최대한 비우고 시작했다. 동시에 아주 절박하게, 하지만 희망을 안고 미라클 모닝에 세 번째 도전했다.


유튜브를 꼭 영어로도 진행하겠다는 (영어울렁증인 저에겐) 상당히 거대한 목표가 있어요. 만약 영어로도 콘텐츠를 만든다면, 그 영상의 영향력은 더 클 것이기에.


그러나ㅠ 당장 영어보다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 복직 이후로 편집해야 할 영상들이 산더미처럼 밀렸네요ㅠㅠ ㅎㅎ 글도 쓰고 싶고 영상도 만들고 싶고! ㅋㅋ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 워치로 알람을 맞췄다. 손목에서 울리면 보다 강력한 알람이 될 것 같았다.

스마트 워치는, 스마트폰보다 강력했다. 손목에서 미친 듯이 울리는 진동은 어떻게든 나를 깨웠다. 배터리만 잘 충전돼있다면;;!!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까먹지 말고 반드시 충전부터 해야 잘 때 끼고 잘 수 있다.


재정비 완료!!




# 3번째 도전이 시작했다.


2월 23일 4시 27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제 진짜 복직이 코앞이다. 나중에 다시 잠드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하고 이 닦고 세수를 하자"

"침대가 지저분하니 이불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하자"

"화장실로 달려가 곧바로 세수, 잠을 깨우자"


이 세가지만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아, 하나 더.


일어나 방에 들어왔을 때 꼭 그 시간을 촬영해두자!! 미라클모닝 도전기를 찍겠다고 마음먹으니 의무감에서라도 더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고, 이를 "영상으로도 남겨둬야지.!!" 결심했다. 입증을 해야 하니까^^ 그리고.


해냈다.


원래 3월 5일 복직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어린이집이 휴원했다. 있는 휴가 없는 휴가 다 끌어 써서 일단 되는 데까지 막았다. 그러나 코로나는 종식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 긴급 돌봄을 맡겼다. 그리고 3월 23일 복직했다. 그때까지 미라클모닝은 순탄하게 해냈다. 그러고보니 3차 도전 시작 딱 한 달만에 복직했네.


적응 기간 없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야 했고, 나 역시 적응하느라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사연이 많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적응하기까지 약 6주 정도 걸렸다. 늘 엄마와 집에 붙어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린이집 문 앞에서 갑자기 생이별을 하는 터라 아이는 눈물 콧물 다 쏟고, 이를 지켜보는 나도 참 힘들었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 생각보다 강했다. 지금은 어린이집 가방 들고 먼저 가겠다고 나설 정도다. 나도 15개월의 공백을 지우는 데 성공했다. 그럼 됐다. 그땐 힘들었을지 몰라도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거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된다는 거, 닥치면 다 한다는 것은 진리였다.


미라클 모닝은 '엄마'와 '나'의 기로에서 흔들리고 방황하는 나에게 "절대 너 자신을 놓지 마"라고 늘 깨우쳐준다.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준비하면서 계획을 잘 세우는 것도 물론 좋다. 그것보다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면서, 오늘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 오늘 하루도 어떤 사람으로 살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늘 묻고 시작한다. 일을 끝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일을 통해 내가 얻을 성취감이나 보람을 따져 to do list에 우선순위에 올렸다.


힘들다며 찌푸리고 괴로워만 하며 보내기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나 역시 막막할 때도 많다. 둘째도 낳고 싶은데 워킹맘으로 살아보니, 육아하며 일하기엔 제도에 구멍이 너무 많다. 사회적 인식은 미흡한 제도만도 못하다. 시터 이모님 비용을 비롯해 경제적으로도 몹시 빠듯하다. 하나 키우기도 버겁다. 퇴근 뒤나 주말에 여가를 즐기고 자기 계발에 쏟던 것도 이제 다른 세상 얘기다. 그렇게 내게 없는 것만, 잃어버린 것만 따지다 보면 나는 세상 우울한 워킹맘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고 싶지 않다. 돌이켜보면 여전히 예쁘고 빛날 30대 중반이다. 현실은 어둡고 때론 구질구질하기도 하겠지만, 현재를 원망만 하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걱정하며 보내기엔 지금 내 현재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면 에너지가 샘솟는 것 같다. 엄마로도 기자로도 살고 있지만 "진짜 나로 살고 있구나"라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오늘도 글을 계속 쓸 수 있고 (영어공부는 왔다 갔다 하지만,;;) 책도 읽고 사색도 하고 명상도, 운동도, 또 유튜브 편집도 하며 내가 하고 싶은 걸 매일 새벽, 모두가 잠든 시간에 한다. 내 할 일을 끝내도 이제 겨우 7시네.!


"조금도 피곤하지 않아요"라고는 말 못 하나, 뭔가 에너지가 축적되는 느낌이다. 홀가분하게 하루를 시작해 여유롭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퇴근 뒤에는 노트북을 웬만해선 열지 않는다. 갑자기 일이 터질 때만 빼고.


이 글을 쓰고 있는 11월 1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미라클 모닝을 실천 중이다. 그리고 모닝 레서피 챌린지도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두 달 남았으니, 상품도 있으니 동참해주시면 좋겠다 ^^ 새벽의 맛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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