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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Nov 01. 2020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좋기만 할까

[나를 찾는 루틴] 몇시가 됐든 아침엔 이불 밖으로 나오기 힘들다

1. 아침이 여유로워졌다.

부부 기자 특성상, 조간에 단독 기사가 실리면 아침 리듬이 깨지기도 한다. 그래도 서로가 허둥대느라 "이건 좀 여보가 해", "이것도 나보고 하라고?" 일을 미루거나 싸우거나 허겁지겁 출근한 적은(아직까진) 없다.


2. 출근 전에도 딸과 최대한 놀아줄 수 있다.

복직을 하게 되니, 아무래도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출근 전, 출근 뒤가 전부다. 육아휴직 때 그저 아이가 잠들길 바라고 힘들어했던 게 미안하고 후회될 정도다. 요즘 근형이 평균 기상 시간이 6시 30분에서 7시인걸 감안하면 그래도 등원까지 2시간~2시간 반 정도는 함께 있다.


내가 식사 준비할 땐 남편이 근형이와 놀아주고, 남편이 설거지하면 내가 놀아주면서 아침을 보낸다. 시간이 촉박하면 분명 언성이 높아지고 허둥댔겠지만, 밥도 급하게 먹일 필요 없고, 빨리 안 먹는다고, 흘린다고 짜증 낼 일도 전혀 없다.


3. 아침을 챙겨 먹는다. 살찌는 걸 막는다.

우리 가족 식사 시간은 7시 30분. 나도 남편도 아가도 아침을 든든히 먹는다.


새벽에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해서 저녁은 최대한 가볍게 먹으려 한다. 숙면을 위해서. 가족과 저녁 만찬보단 여유 있는 조찬을 즐긴다. 칼로리 측면에서도 부담이 적다. (아침 식사 뒤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니까)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근하면 간식 생각이 덜 난다. 저녁도 가볍게 일찍 먹다보니 아침과 낮에 식사를 양껏 즐겨도 살도 막 찌지는 않는 것 같다.


미라클 모닝 전, 후


4. 매일 아침 요가& 잠들기 전 홈트


새벽에 일어나 빈야사를 20분 정도 하면서 몸을 깨운다. 그리고 퇴근 뒤, 집에서 유일하게 하는 것이 홈트다. 퇴근 뒤 남편이 오기 전, 난 먼저 아이와 저녁을 해결한다. 그리고 남편이 도착해 저녁을 먹고 아이를 봐주는 동안 운동을 한다. 애 낳고 애 키우고 복직까지 하니 확실히 허리에 무리가 와서 운동을 안 할 수가 없다. 코로나 단계가 내려간 뒤부터는 헬스장도 등록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점심시간이나 남편이 일찍 퇴근한 날 저녁, 주말 등을 이용한다.


5. 긍정 에너지


운동을 하니 체력도 생긴다. 미라클모닝 열정에 기름 붓기다. 또 여유 있고 넉넉한 아침 식사 동안 퇴근 뒤 서로 힘듦을 얘기하는 것보다 출근 전 오늘의 계획이나 희망같은 활기찬 얘기가 더 오가는 것 같다. 의도한 것도 아닌데, 확실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날 때보다 더 기운을 받고 에너지가 생기고 더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어가는 것 같다.


물론, 아쉬운 것도 있다. 새벽에 온전한 내 시간을 위해서 잠오는 걸 물리쳐가며 겨우 일어났는데 근형이가 5시쯤 깰 때도 있다.;;


우유 먹고 다시 잠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 아가도 엄마 닮아 잠자는 게 아까운 모양인지 자꾸 일어난다. 이 문장 쓰자마자, 근형이가 깼다;; (현재 시간 05시 40분 ㅠㅠ) 이렇게 되면 사실 새벽에 세운 계획은 모두 이루지 못한다. 처음에는 정말 속상했다. 내가 어떻게 일어났는데..ㅠㅠ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 조그만 아이에게 세상은 엄마와 아빠가 전부인데.. 어쩔 수 없다. 내 새낀데 내가 돌봐야지 않겠나.. 요즘엔 근형이가 새벽에 깨면 아빠가 주로 봐주고 있다. 퇴근이 늘 늦은 편이라 딸과 놀 시간이 많지 않기도 하고, 미라클 모닝을 쭈욱 실천하는 아내가 기특해서? 또 남편 퇴근할 때까진 또 내가 독박이니.. 내가 요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더라. (남편분들이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 글을 꼭 보여주세요!!)


물론 남편이 이렇게 하더라도 정작 근형이가 엄마를 찾아서 목표한 바를 이루기 힘들 때도 있다 ^^;; 이젠 말도 너무 잘해서 "엄마~ 엄마"하면 너무 또 예뻐서 안 놀아줄 수가 없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힘든 건 딱 이것 하나다. 나 자신과 싸워가며 힘겹게 일어났는데 그 시간을 계획대로 하지 못할 때. '괜찮다..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해보려 하지만 아쉬운 건 또 사실이니까^^;; 그냥 내가 받아들이지 않고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피곤하지 않냐고? 물론 안 피곤 한 건 아니다. 무한 체력은 아니다. 애 낳고 나니 확실히 기력이 떨어진 것도 절실히 느낀다.(잘 드셔야 해요!! 저는 흑마늘과 홍삼을 먹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4시 30분에 일어나든, 7시든, 8시든, 침대에서 일어날 때 '5분만 더'를 안 외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불 밖으로 나오는 건 몇 시냐에 상관없이 다 힘든 것 같다.




#미라클 모닝 실천을 위한 꿀팁


1. 일찍 자야 한다.


9시부터 씻고 서서히 정리하고 10시엔 침대로 가야 한다. 나의 최대 마지노선은 10시 30분이다. 이 전엔 무조건 누우려 한다. 또 눕는다고 머리 대기 무섭게 잠드는 것은 아니기에, 10시에는 침대로 가고, 30분 정도 독서하다 스르르 잠든다.


일찍 일어나는 건 시계의 도움으로도 할 수는 있지만 일찍 자는 건 의지만으론 힘들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사람에 따라 빠를 수도 더딜 수도 있다. 조바심 가질 필요 없고 금방 안되더라도 너무 낙담할 것도 없다.


처음부터 4시 반에 시계를 맞춰놓는 것보단 30분씩 줄여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7시에 일어났다면 한 주 동안은 6시 30분에 기상. 그리고 30분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것이 좀 익숙해지면 30분씩 일어나는 시간과 취침 시간을 앞당기면 된다.


사람은 7시간은 자야 된다는데, 미라클 모닝 하기 전에도 7시간은 안 잤다;; 그래도 6시간은 최대한 확보하려 한다. 


변수도 많다. 아이가 11시 넘어도 안 잘 때도 있으니. 그렇더라도 확실히 자정 전에 잠드는 것과 자정 이후다르더라. 네다섯시간밖에 못자더라도 새벽 1시나 2시에 잠든 것보다 훨씬 개운하달까.


2. 침대부터 정리하기 - 작은 성취감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부터 정리하라"는 말이 있다. 그게 뭐 대수냐, 굳이 해야되냐고 생각했다. 속는 셈치고 한 번 해봤다. 진짜 별 거 아닌데, 해보면 안다. 1분도 안들여서 굉장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일을 마친 뒤 집에 돌아와보면 안다. 반듯해진 침대를 보면 그날 어지러웠던 마음이 정돈되는 기분이랄까.이같은 작은 성취감은 그 다음 작은 목표를 이루는 데 계단 역할을 한다. 작은 성취감이 모여서 자신감을 주고 나의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준다.


3. 졸음이 쏟아질 땐? 커피 쭉 마시고 눈 잠깐 붙이기


루틴이 몸에 배는 동안엔 점심 식사 뒤 오후 2~3시쯤 엄청난 시련이 찾아온다. 졸음이 미친듯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눈꺼풀이 먼저 내려오기도 하고 잠을 이기려 할수록 관자놀이와 동공이 지끈거린다. 복직 뒤 하루에 커피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 모른다.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피곤해 죽겠는 밤, 잠을 물려치기에 2잔 이상은 권하고 싶지 않다ㅠ)


너무 졸릴 때는 참지만 말고 커피를 한잔 쭉 마시고, 10분~15분 정도만 눈을 감고 있으면 좋다. 휴게실이 있다면 휴게실에서, 없다면 의자를 뒤로 젖혀 눕거나 벽에 기대도 좋다.


이때 깜빡 잠이 들기도 하는데 (느낌 알잖아~) 지하철 서너정거장 사이 쪽잠도 얼마나 달콤한지. (엎드려 자는 건 정말 지양한다. 허리에도 무리가 오고 다 커서 침 흘릴 수도 있다.;; 아무리 졸려도 절대 그런 식으로 낮잠을 자진 않는다.)


반드시 꼭 잠이 들진 않더라도 피곤한 눈을 감고 있으면, 확실히 개운한 느낌이 든다. 눈을 붙일 땐 안대나 수건으로 눈을 덮어 빛을 차단하면 더 좋다. 쉴만한 휴게실이 없다면 따로 점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길 바란다. (담배 피러 왔다갔다하면 10분은 더 넘게 걸릴텐데, 10분 눈 감고 있는 것도 뭐라하는 건 그 개인의 양심불량일테다. 흥!)


나를 위한 새벽 2시간, 부담없는 퇴근, 여유로운 저녁


목표한 것을 먼저 마치고,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다보니, 잠들기 전 to do list를 볼 때 마음의 짐은 줄었다. 그 전엔 다이어리 한 페이지에 가득한 오늘의 할 일들을 퇴근하고 나서야 겨우 시작했다. 퇴근 시간이 늦어질수록 초초해지고, 또 하다 보면 자정이 훌쩍 넘어간다. 잠은 늘 부족하고, 새벽에 잠들다 보니 잔 것 같지도 않고, 다음날도 계속 피곤하고 악순환이 반복됐다.


습관이 되니 너무 편하다. 그리고 특별하다. 모두가 잠든 새벽 4시 반, 어둡던 하늘에 빛이 스미고, 내 방 창문이 햇살을 머금기 시작하면 오늘 내 하루도 이토록 찬란할 것 같은 느낌이다.


나로 살게 해주는 새벽 2시간. 덕분에 하루하루가 예전보다 성취감 있게 느껴지고, 업무 시간도 더 집중해서 보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새벽에 일어나면 좋기만 할까?난 매우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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