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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Feb 28. 2022

딸이 준 선물, 미라클모닝

아이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아이 덕분에 이루며 삽니다. 

여성조선 2월호 바른생활 루틴이 시리스 첫 순서로 인터뷰 실렸어요. 영광입니다.

완전 올빼미형에서 새벽형 인간으로 바뀐 건 모두 우리 딸 덕분입니다.

딸이 없었다면 저는 여전히 새벽 4시 반이 아니라 새벽 2시의 공기에 취해 잠들었을 테니까요. 



태어난지 100일쯤(?) 찍은 사진. 2022년 2월 지금은 38개월. 뱃속에는 7개월된 둘째가 있습니다.


될 수 있다, ‘바른생활 루틴이’ ① 새벽 네 시 반에 기상하는 '올빼미 엄마' 김연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습하고 2년이 지났다. 불확실한 세상에 던져져 지켜야 할 존재가 더 많아진 오늘날. 이맘때면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허망감으로 바뀌었고, 모든 게 달라진 일상을 살아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 과제가 됐다. 그 하나의 방법으로 ‘바른생활 루틴이’가 조명받기 시작했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스스로 바른생활을 추구하며 ‘루틴’을 지키려는 신인류다. <트렌드 코리아 2022>에 따르면 바른생활 루틴이는 단순히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자기계발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힐링을 도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미세 행복을 추구한다. 충분히 도전해보고 싶은, 도전해봄직한 라이프스타일이지만 육아까지 해야 하는 엄마라면 첫발 떼기도 쉽지 않을 터다. 그러나 도전했고 성공한 엄마들이 있다. 바른생활 루틴이가 된 엄마들의 진짜 이야기.





01 새벽 네 시 반에 기상하는 올빼미 엄마 김연지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었다


결혼하고 5년 만에 소중한 딸을 안았다. 세상에 자식이 귀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냐만 짧지 않은 기다림 끝에 만난 아이는 더더욱 귀했다. 하지만 아이가 들고 온 기쁨의 크기만큼, 어쩌면 더 커다란 고통이 뒤따른다는 걸 알아버렸다. 육아의 시계는 여태껏 살아온 세월보다 빠르게 흐르는 기분이었다. 아이의 첫돌이 가까워오자 엄마의 복직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문득 현실이 두려웠다. 아이를 처음 만나고 1년이란 시간이 훅 지나가는 동안 ‘나’를 잃어가는 낯선 엄마가 거기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괴로웠어요. 단순히 글 쓰고 영상 편집하는 게 대단한 일도 아닌데, 그마저도 누리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너무 행복하지만 점점 제가 사라지는 일상에서 저를 찾고 싶었어요. 딱 한 번뿐인 인생에서 좀 더 나답게 살아보자.”


30대 엄마 김연지 씨가 ‘본연 김연지’로 살기 위해서 우선 필요한 건 ‘나의 시간’이었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올빼미형 인간이었고 엄마가 되고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2시를 넘겨야 잠이 들었다. 아이가 꿈나라로 가야만 개인 생활이 가능해, 엄마의 취침 시간은 들쑥날쑥했다. 늦어도 아침 7시면 아이가 엄마를 찾았다. 이른 아침에 시작한 하루를 다음날 한밤중에 끝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복직까지 더해진 100일 뒤를 상상하면 두려움이 커졌다. 최선의 방법은 하나였다. 더 이른 새벽에 일어나 내 시간을 채워가는 이른바 ‘미라클 모닝’이다. 

 

우선순위 정하기


올빼미 엄마가 새벽에 눈을 번쩍 뜨기까지 세 번의 도전이 필요했다. 육아와 살림으로 지친 심신을 이불 밖으로 끌고 나오는 일은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2019년 11월 처음으로 새벽 4시 반에 기상했다. 눈만 떴을 뿐 정신은 여전히 이불 속에 있었고, 내내 졸다가 아이의 기상 소리에 비로소 일어났다. 이튿날도 그다음 날도 새벽 4시 반에 눈을 뜨긴 했지만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었으니 ‘미라클 모닝은 실패’였다. 두 번째 도전은 20일 만에 막을 내렸고, 세 번째 도전에 앞서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집 안에 만들었다. 일어나서 2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책임감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의 ‘인증용’ 동영상도 찍기 시작했다. 세 번째 도전 이후 한 달 뒤 완벽하게 올빼미를 탈피했다. 복직도 완벽했다. 


워킹맘 연지 씨에게 새벽 시간은 기회였다. 연지 씨는 미라클 모닝에 ‘모닝 레시피(Morning Recipe)’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원하는 인생을 이끌어내는 아침 요리법’이라는 뜻이 담겼다. 연지 씨의 새벽은 명상, 글쓰기, 독서, 운동, 유튜브 영상 편집으로 가득 찬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다르잖아요. 

저는 뭔가 해냈을 때 느끼는 행복이 유난히 커요. 

결과물이 크든 작든 하고 싶은 일로 하루를 시작하면 

진짜 나로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새벽 기상만이 자신을 찾는 정답은 아니다. 연지 씨는 ‘모두 새벽에 일어납시다’가 아니라, ‘시간을 잘 쪼개 쓰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연지 씨가 지키는 ‘MAKE IT’ 법칙은 다음과 같다. 


새벽 중 약 20분을 새벽 명상(Meditation)에 쓴다. 차분한 음악을 틀어놓고 요가 동작을 하며 호흡에 집중한다. 


확언(Affirmation) 노트에 쓰며 내 미래의 시간을 앞당기는 주문을 건다. 확언 노트는 이루고 싶은 목표를 과거형으로 쓰는 형태다. 예컨대 ‘나는 올해 1억 원을 벌 것이다’가 아니라 ‘올해 1억 원을 벌었다’로 적는다. 


나 자신에게 친절하기(Kind to myself)도 추천한다. 새벽에 일어나지 못했다거나 계획한 일을 모두 마치지 못했다고 해서 스스로 자책하면 안 된다. 도전하는 자체로 대단하다고 자신을 응원하는 자세를 지켜야 한다. 


아울러 목표에 도달할 체력을 기르는 운동(Exercise)하기, 흥미(Interest)를 갖는 것 하기, 반복 훈련하기(Training)를 권한다. 


모닝 레시피는 딸이 준 선물 


모닝 레시피 2년째 연지 씨는 차곡차곡 성과를 쌓았다. 저서 <꿈꾸는 엄마의 미라클 모닝>을 출간했고 4만 5000여 명 구독자의 유튜버(매일 새벽 5시 라이브 방송을 한다)가 됐고 하루를 통제하는 힘이 길러졌다. 이른 새벽 부스럭대는 아내에게 “대체 이걸 왜 해, 좀 더 자”라고 외치던 남편과의 사이는 전보다 돈독해졌다. 성취감으로 밝아진 연지 씨가 육아 스트레스를 덜어내면서 부부 간 대화도 늘었다. 그중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는 ‘더 이상 아이에게 죄책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둘째 아이는 현재 뱃속에 있다.


“전에는 내가 얼마나 큰돈을 벌겠다고 아이를 두고 일을 가야 하나,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었거든요. 근데 진짜 그만둬버리면 언젠가 ‘내가 너만 아니었어도…’라며 아이를 원망할 것 같았어요. 이제는 ‘엄마가 너를 키우면서 엄마 자신도 놓지 않았더니 더 강해졌어. 엄마만을 위한 시간 동안 공부도 운동도 일도 열심히 했단다. 고마워 우리 딸’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실 ‘모닝 레시피’는 우리 근형이가 준 선물이에요. 딸이 아니었으면 과연 제가 시작할 수 있었을까요.”


네 살 아이도 엄마의 새벽 루틴을 어느 정도 이해한 모양이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도 엄마를 찾지 않는다. 한창 루틴을 실천 중인 엄마 주변에 앉아 그림을 그린다. 어린 딸도 엄마의 새벽을 지켜주고 싶었던 것 같다.


http://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9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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