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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Aug 18. 2022

내가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적기만 해도 달라진다

꿈꾸는 엄마의 시간 관리-"시간이 없다"는 핑계 대신 '숨은 시간 찾기'

시간 가계부란, 말 그대로 '내가 쓰는 시간'을 1시간 단위, 혹은 30분 단위로 기록해 보는 것입니다. 저는 1시간 단위로 쓰시는 걸 추천드려요.


부자들이 말하기를 "부자 되려면 가장 먼저 '가계부'를 써야 한다"고 하죠. 나도 모르게 새는 돈을 아끼고, 수입은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요.


시간 가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다른 건, 가계부는 매달 소득이 달라질 수 있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집니다. 부자든, 가난하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노인이든 어린이든 말이죠.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지는 않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기도 하고, 정말 악착같이 쪼개 쓰는 분들도 있죠.


'내가 쓰는 시간'을 기록하다 보면, 놀라운 변화가 나타납니다. 단지 '적는 것'만으로도 실행력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 가계부 쓰기'의 7가지 효과>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1. 쓸데없는 시간을, 쓸데없이 쓰지 않습니다 - 동기부여 및 실행력 상승


책상 앞에 앉아있는다고 하더라도 정작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집중도를 체크해 보면 20분도 채 안 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 기록을 하다 보면, 즉, 효율적으로 혹은 비효율적으로 쓴 시간이 '눈에 보이면' 달라집니다.


시간이 눈에 보이면 오늘 해야 할 일을, 혹은 내가 하고 싶은 이 일을 '이 시간 안에 해내지 못하면' 다음 일정 혹은 약속을 진행하는 데 차질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시간 안에 '반드시' 이것을 해내야 한다는 각오가 저절로 생깁니다. 자연스럽게 시간을 더 소중하게 쓰게 되고요, 이 시간을 생산적으로 잘 활용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실행으로 옮기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2.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일상 - 일정을 정확히 짤 수 있습니다


시간을 기록하다 보면 나의 시간, 나의 하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내가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나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시간, 여기서 이 변수는 내 시간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Get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 퇴근 뒤 아이가 일찍 자 준다든지, 남편이 아이를 봐준다든지 등) 이때 할 수 있는 후보군 리스트를 추려놓을 수도 있더라고요.


이렇게 일을 시작하고, 어떤 일을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끝마치는 시간을 기록하다 보면 어느 정도 루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루틴을 파악함으로써 오는 가장 큰 장점은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루틴을 파악하니까 계획을 '정도껏' 하게 돼요. 처음에는 저도 '오늘의 to do list'에 막 열 가지씩 무리하게 넣고 이를 다 해내지 못해 좌절하기도 반복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양,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예측 가능하니까 무리한 계획을 세우지 않게 됩니다. 대신! 실행하기로 계획한 것들은 다 해내게 돼요.


이는 성취감 상승!으로 이어지고, 또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에 뿌듯해지면서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수 있습니다. 숙면 효과까지 덤이죠!!


3. 우선순위를 잘 짤 수 있다. - 긴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제 책 <꿈꾸는 엄마의 미라클 모닝>에도 나오는 내용인데요, 세상에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은 너무나도 많은데 이 일들은 긴급한 일, 중요한 일, 중요하지 않은 일, 긴급하지 않은 일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간을 기록하다 보면,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제 경우엔 새벽 시간!) 이때는 직장이나 우리 가족을 위한 '급한'일보다는 나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일을 먼저 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내게 중요한 일의 순서를 매겨서 새벽에 일어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내게 중요한 일을 먼저  끝내고 나면 남은 하루가 홀가분하고,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마주하고 직장에도 출근하게 된답니다! 자신감은 덤이고요!!


4. 집중력 향상 → 효율이 올라갑니다


1번, 2번 효과의 연장선입니다, 내게는 시간이 한정돼 있고, 이를 잘 활용하지 않으면 '시간은 흘러가고 만다'는 게 보입니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죠.


제 경우, 주어진 시간 안에 일을 다 해내지 않으면, 퇴근 후 아이와 놀아줄 시간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보지 못할 것이고, 설령 그 일을 아이가 잠든 뒤로 미루고서 아이와 놀아준다고 하더라도 결코 마음이 편치 않을 걸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을 처리하는지 얼마나 소요되고, 이 일을 언제 해야 하는지 아는 것 또한 메타인지겠죠!) 그러니 '맘 편히 즐겁게 하원하러 가기 위함'이라는 동기부여가 절로 될 수밖에 없고 집중력 또한 높아지게 됩니다!


5. 자투리 시간을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시간 테트리스' 해볼까요?


회사 출퇴근을 하다 보면 자투리 시간이 은근히 생깁니다. 이동하는 시간, 버스나 지하철 기다리는 시간, 미팅 전후 다른 팀원들 기다리고 정리하는 동안의 애매한 시간, 점심시간 등입니다. 9 to 6 출퇴근을 기준으로 오전 8시에 집에서 나서서 오후 7시에 집에 온다고 했을 때, 왕복 2시간에다 회사 업무 8시간에서 5분씩만 자투리 시간을 빼와도 40분, 총 2시간 40분이라는 시간이 생깁니다.


저는 출퇴근할 때 오디오북을 듣거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 블로그 등 SNS 포스팅을 하거나, 인친 등에 댓글이나 답글을 다는 일들을 해요. 퇴근길엔 좀 지치다 보니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예능을 보는 시간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대신 집에 와서는 폰을 가급적 안 보려고 하고요.!


미팅 전후엔 잡담에 빠지기보다는 재빨리 그날 회의록을 정리하는 데 집중합니다. 어차피 해야 할 거, 회의 내용이 가장 머릿속에 남아있을 때 빨리빨리 처리해버리는 거죠.! 짧은 시간이 주어지면, 그에 걸맞은 작은 단위의 일을 처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점심시간에도 밥은 같이 먹되, 먹고 나서는 커피숍 행보다는 산책을 택합니다. 아닐 것 같지만, 회사 사람들 중에 소화시키기 위해서 산책을 원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요새 커피값도 너무 비싸잖아요. 그런데 다들 커피 한잔하러 가니 나만 안 간다고 할 수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하는 (저 같은)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그때 자신 있게 "산책하실 분!?" 하면 손드는 분들이 꽤 있어요.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건강도 지키고, 돈도 아끼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다 보면 생각보다 하루 중에도 자투리 시간이 꽤 생기고, 이때 5~10분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무엇보다 이 시간에도 제법 (작은 단위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6. 자신감이 생깁니다


앞서 5가지의 총정리 효과라고 할 수 있어요. 나의 시간 사용처를 알게 되면, 나의 일정을 예측할 수 있기에 결코 무리한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운 계획은 주어진 시간 내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웬만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다 해내게 됩니다. 계획을 세울 때도 '내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뭐지?, 나는 이 일을 왜 하는 거지?' 사명을 곱씹고 이에 따른 우선순위를 잘 세우게 됩니다. 이것 역시 동기부여를 주죠.! 그리고 이렇게 달성한 오늘의 to do list를 지워나가면서 성취감을, 나와의 약속을 지킨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 아무리 내 시간 사용처를 잘 알아도, 내가 시간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하루를 계획하더라도 365일 1년 내내 계획대로 될 수는 없습니다. 일이 잘 되는 날이 있으면 좀처럼 안 풀리는 날도 있고요, 컨디션이 저조할 때도 있고, 변수가 잔뜩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재밌는 건요, "이렇게 잘 안돼도, 잘 안 풀려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적어 나가다 보면 나의 실행력, 추진력, 집중력 그리고 컨디션 등의 평균값을 알게 되고요, 업무량이나 그 어떤 변수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다른 적당한 시간대를 찾아 '끼워 넣기'를 하면 되니까요. 이게 바로 자신감인 것 같아요.


해야 할 것이,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시간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내가 시간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잘 컨트롤하고 있다'는 것은 저 자신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줍니다.


7. 도전이 쉬워집니다.


이 같은 자신감은 곧 자존감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나도 할 수 있네? 하니까 되네?!" 이런 작은 성취는 조금 더 큰 도전을 시도하게 되고요, 실패하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다음에 또 하면 되지, 어떻게 처음부터 잘해' 이렇게 도전을 반복합니다. 반복 끝에 그것을 결국 해내면 성공인 거잖아요? 그럼 다시 조금 더 큰 도전을 시도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나를 기대합니다.


메타인지라는 단어는 '리사 손' 교수님이 세바시에 나오면서야 알게 됐지만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일기 쓰기와 플래너 쓰기 등의 습관은 메타인지력을 이렇게 조금씩 키워주고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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