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한 우리 집 새벽 풍경.
4년 전 하고잡이 초보맘은 매일 이쁜 내 새끼 잠들기만을 기다리다 새벽 두세 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잠들었다.
엄마가 늦게 잤다고 봐줄 리 없는 아이는 여섯 시면 울어댔고, 무슨 부위영화를 누리자고 육아휴직 동안 다섯 시간도 채 못 자던 일상이 반복됐다.
2020년 3월 복직 앞두고 '아, 이대로는 정말 안 되겠다'싶어서 아이와 같이 자고, '두 시간만 일찍 일어나 내 시간을 보내자'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렇게 엄마의 미라클 모닝은 시작됐다.
무거운 몸 일으켜 이불속을 빠져나와 졸린 눈 비비며 책상 앞에 앉자마자 아이는 비명에 가까운 울음으로 엄마를 찾아댔다.
‘아 내가 이러려고 새벽에 일어났나’ 내 시간을 가지지 못한 속상함과 뭘 얻고자 '이 어린애를 두고 이러는 건가' 모성애가 없는 것 같은 자책감에 눈물 젖은 새벽을 보내기도 했다.
어느덧 3년.
자연스레 미라클 베이비가 돼버린 딸.
엄마 따라 공부하겠다(?!)고 책상 앞에 앉는다.
“엄마는 글을 쓸 테니 넌 그림을 그리거라”
딸과 함께 각자의 새벽을 보낸다.
반드시 함께 해야만 했던 핑크퐁 체조였지만, 이제는 엄마의 운동까지도 윤허해 주는 딸..
그렇게 눈물짓게 한 딸은 새벽부터 엄마 미소 짓게 만들고 동생은 누나 따라 책상 앞에서 온갖 탐색을 하며 먹고(?) 논다.
뭘 그리 속상해하고 힘들어했을까
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아이한테
많이 미안하고 그래서 더 고맙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내의 시간을 지켜주는 남편.
많이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자기 이름 혼자 쓴 딸. 완벽하진 않지만 완전 깜놀!!
(단 한 번도 자기 이름 써보라고 시킨 적 없음. 난 지금.. 내 커리어 쌓느라 바빠서;.. 흠흠.. )
그리고 지금 아니면 진짜 언제 맘 편히 놀아보겠는가..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랐다. 어깨 너머 본다는 게 저런 건가..
(물론 폭풍 성장 중인 8개월 둘째와 그를 질투하는 첫째로.. 지금도 안 힘든 건 아님. ^^:;)